최근 부진에도 홍명보 울산 현대 감독은 흔들리지 않았다. 탁월한 선수 기용과 적절한 교체 카드 사용으로, 난타전 끝에 승리를 가져가며 승점 3을 추가했다.
울산은 24일 오후 2시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수원FC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3 31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3-2로 이겼다. 울산은 전반 이동경, 후반 아타루·주민규의 골에 힘입어 리드를 가져갔다. 특히 골은 없었지만, 이날 선발로 전방에 나선 마틴 아담의 존재감이 빛났다. 그는 주중 열린 빠툼 유나이티드와의 2023~2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I조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데 이어, 1개의 도움과 상대 퇴장까지 유도하는 만점 활약을 펼쳤다. 이날 승리로 울산은 리그 20승(5무6패 승점 65)째를 기록했다. 동시에 리그 수원FC전 연승 기록을 8경기까지 늘리며 ‘천적 관계’를 유지했다.
한편 수원FC는 전반전 퇴장 여파를 이겨내지 못했다. 후반전 공격적인 교체 카드를 대거 투입하며 동점까진 만들었으나, 끝내 주민규에게 실점하며 고개를 숙였다. 이날 패배로 수원FC는 리그 18패(8승5무 승점 29)째. 리그 울산전 연패를 8경기까지 늘렸다.
김도균 수원FC 감독은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실정 방지에 대해 준비를 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수원FC는 올 시즌 최다 실점팀(30경기 59실점)이고, 울산과 앞선 2경기서 모두 3실점 한 바 있다. 수원FC는 먼저 4-3-3 전형으로 나섰다. 박철우·로페즈·강민성이 전방에 배치됐고, 이승우·이영재·윤빛가람이 중원을 맡았다. 백4는 정동호·우고 고메스·최보경·신세계다. 골문은 노동건이 책임졌다.
홍명보 울산 감독은 “선수들의 컨디션을 고려해 선발을 꾸렸다”라고 설명했다. 울산은 4-2-3-1 전형으로 나섰다. 직전 빠툼 유나이티드(태국)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마틴 아담이 최전방을 맡았다. 2선에는 황재환·이동경·루빅손이, 3선은 김민혁·김성준으로 구성됐다. 백4는 이명재·김기희·정승현·김태환이며, 골키퍼 장갑은 조현우가 꼈다.
이날 수원종합운동장에는 7809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다. 팬들의 열띤 응원 속 전반 첫 10분에는 치열한 탐색전이 이어졌다. 어느 한 팀이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루빅손이 활발히 침투하며 박스 안 진입을 노렸으나, 마지막 패스가 이어지진 않았다.
수원FC는 이승우가 적극적으로 공격에 개입하며 우측면 공격을 시도했다. 하지만 유효슈팅까진 이어지지 않았다. 신세계의 크로스도 다소 길었다.
전반 22분이 되도록 슈팅은 나오지 않았다. 이에 홍명보 감독은 황재환을 빼고 아타루를 투입하며 이날 경기 첫 번째 교체 카드를 사용했다.
답답한 흐름을 깬 건 이동경이었다. 전반 23분 루빅손의 크로스를 정동호가 걷어냈는데, 이 공이 마틴 아담에게 향했다. 마틴 아담은 헤더로 공을 연결했고, 이동경이 오른발 발리 슈팅으로 골문 구석을 갈랐다. 이동경의 시즌 2호 골. 답답한 흐름을 깨는 호쾌한 오른발 슈팅이었다. 마틴 아담은 리그 8경기 만에 공격 포인트를 추가하며 홍명보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이후에는 수원FC의 반격이 시작됐다. 오히려 울산보다 높은 점유율로 공격이 집중했다. 이 와중 수원FC의 수비가 또 무너졌다. 전반 35분 마틴 아담을 막는 과정에서 우고 고메스의 파울이 나왔다. 우고 고메스가 최종 수비수였고, 경합 과정에서 마틴 아담에게 파울을 범했다. 해당 장면을 바로 앞에서 본 김종혁 주심은 곧바로 레드카드를 꺼냈다. 판정에 항의한 김도균 감독은 옐로카드까지 받았다.
이후에는 수적 우위를 점한 울산의 안정적인 리드가 이어졌다. 공격 숫자가 적은 수원FC가 울산의 골문을 위협하기란 어려웠다. 전반 추가시간은 5분, 루빅손이 박스 안에서 두 차례 기회를 잡았으나 슈팅까지 이어지진 않았다.
김도균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박철우를 빼고 잭슨을 투입하며 수비를 더욱 강화했다.
수원FC는 라인을 올리며 다시 울산을 위협했으나, 오히려 무너졌다. 후반 9분 이명재의 왼발 크로스를 아타루가 가볍게 오른발로 밀어 넣으며 2-0 리드를 잡았다. 아타루의 시즌 2호 골. 직후에는 이동경이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다시 한번 수원FC 골문을 노렸다.
후반 15분에도 마틴 아담이 잭슨 앞에서 멋진 드리블 후 슈팅으로 다시 한번 유효슈팅을 만들었다. 노동건의 다이빙 선방이 빛났다.
수원FC는 이승우와 로페즈를 앞세워 역습을 노렸지만, 번번이 마지막 패스가 빗나가 아쉬움을 삼켰다. 자칫 무너질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김도균 감독은 후반 20분 수비수 최보경을 빼고 공격수 바우테르손을 투입하며 득점 의지를 드러냈다.
효과는 곧바로 나왔다. 후반 22분 이승우의 침투에 이은 크로스를 오인표가 헤더로 이어가며 골망을 흔들었다. 조현우가 막아냈으나, 이미 공은 라인을 넘어갔다는 판정이 나왔다. 오인표의 시즌 2호 골.
일격을 맞은 홍명보 감독은 선제골을 합작한 이동경과 마틴 아담을 빼고, 주민규와 바코가 투입했다. 이에 김도균 감독도 공격수 장재웅과 김현을 투입하며 ‘맞불’을 뒀다.
먼저 위협적인 장면을 만든 건 수원FC였다. 후반 31분 이승우의 침투 패스가 바우테르손을 거쳐 김현까지 연결됐다. 김현의 과감한 오른발 슈팅은 골문 위로 벗어났다. 하지만 아쉬움을 삼키는 데는 1분이면 충분했다. 바우테르손이 단독 드리블 돌파를 앞세운 뒤, 박스 밖에서 날카로운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조현우가 다이빙하며 손을 뻗었으나, 공은 골망을 갈랐다. 바우테르손의 시즌 1호 골, 김도균 감독의 맞불 작전이 완전히 적중한 장면이었다.
하지만 울산은 강했다. 이번에는 후반 35분 루빅손의 크로스를 주민규가 가볍게 밀어 넣으며 다시 3-2로 앞섰다. 주민규의 리그 15호 골.
수원FC는 이승우가 뒷공간 침투에 이은 1대1 찬스를 맞이했으나, 트래핑 과정에서 공이 손에 맞아 고개를 숙였다. 후반 45분 이승우의 패스에 이은 김현의 터닝 슈닝도 골문 위로 벗어났다.
추가시간은 6분, 반전은 없었다. 수적 우위를 점한 울산이 원정에서 소중한 승점 3을 가져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