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우는 25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AG) 테니스 남자 단식 2회전에서 카시디트 삼레즈(636위·태국)에게 1-2(3-6 7-5 4-6)로 졌다. 남자 단식 4번 시드를 받은 권순우는 1회전을 부전승으로 통과, 4강에서 톱 시드 장즈전(60위·중국)을 상대할 것으로 예상됐다. 장즈전은 지난달 미국 뉴욕에서 열린 US오픈 남자 단식 2회전에서 카스페르 루드(9위·노르웨이)를 꺾은 이번 대회 강력한 금메달 후보다.
하지만 복병 삼레즈에 덜미가 잡혔다. 세트 스코어 1-1로 맞선 3세트에서 0-5에서 4-5까지 추격, 막판 뒤집기를 시도했지만 결국 4-6으로 무릎 꿇었다. 세계 랭킹에서 차이가 큰 '한 수 아래' 삼레즈에 패한 것도 충격적인데 경기 직후 격분해 라켓을 바닥에 강하게 내리쳐 박살낸 뒤 악수까지 거부한 것으로 알려져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대한테니스협회가 26일 "권순우가 오늘 오전 태국 선수단 훈련장에 찾아가서 상대에게 사과했다. 상대 선수도 '괜찮다'며 권순우의 사과를 받아들여 서로 잘 풀었다"고 밝혔지만, 논란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홍콩 매체인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는 '삼레즈가 권순우에게 다가가 악수를 청했지만, 눈길조차 주지 않고 무시했다. 삼레즈는 권순우를 내버려 두고 환호하는 관중을 향해 큰절을 올렸다'고 전했다. 이어 '피아니스트는 손가락을 사랑하고 사진작가는 눈을 사랑하고 군인은 총을 사랑하는 것처럼 선수는 라켓을 사랑해야 한다. 이런 사람이 지는 건 당연하다. 이런 사람은 평생 경기에서 금지하는 게 좋다'고 말한 한 유저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에 따르면 또 다른 팬은 '한국 대표팀의 망신(disgrace)였다. 스포츠맨십이 전혀 없었다'고 꼬집었다.
개인전 노메달에 머문 권순우는 홍성찬(195위·세종시청)과 한 조를 이룬 남자 복식에서 자존심 회복을 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