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마니아들의 숙원이었던 통화 녹음이 연내 가능해진다. 애플이 아닌 SK텔레콤 덕분이다. 올 상반기 간편결제 애플페이가 국내에 상륙하면서 유일하게 남은 아이폰의 단점이 사라지면서 스마트폰 시장에 변화가 일어날지 관심이 쏠린다.
SK텔레콤은 26일 서울 을지로 SKT타워에서 열린 사업 전략 설명회에서 '나만의 인공지능(AI) 비서'를 표방하는 '에이닷'의 정식 출시를 발표했다.
에이닷은 SK텔레콤이 지난해 5월 베타로 먼저 선보인 LLM(대규모 언어모델) 서비스다.
주요 기능 중 하나는 'AI 전화'다. AI가 통화 내용을 분석해 핵심 정보를 중심으로 요약한다. 대화 중간에 날짜가 포함되면 캘린더 일정 등록을 돕는 등 업무 효율을 높이는 데 용이하다.
특히 통화 녹음 기능은 연내 아이폰에도 적용될 예정이라 눈길을 끈다.
에이닷 서비스를 총괄하는 김용훈 SK텔레콤 AI서비스사업부장은 이날 "아이폰은 그동안 통화 녹음 기능이 제한적이었다"며 "그것을 기술적으로 높은 보안 수준을 가지고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김용훈 부장은 '애플과 협의를 마친 것이냐'는 질문에 "아직 출시 전이라 구체적인 사항을 밝히긴 어렵지만 아이폰에서 통화 녹음이 가능하다는 건 말씀드릴 수 있다"고 답했다.
에이닷은 통신사 관계없이 다운로드할 수 있는 앱이라 해당 기능이 활성화하면 다수의 아이폰 이용자들이 유입될 것으로 관측된다. 점유율 싸움이 치열한 스마트폰 시장에 변수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70~80%의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다가 애플 신제품이 나온 뒤인 4분기에는 60%대로 뚝 떨어진다.
올해는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정체기에 진입했다. 지난 2분기 시장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4% 쪼그라들었다.
회사별 점유율로 보면 삼성전자는 보급형 '갤럭시A' 시리즈의 부진으로 3%포인트 줄어든 74%를 기록한 데 반해 애플은 걸그룹 뉴진스와 협업한 '아이폰14 프로로 찍다' 캠페인 등을 전개한 효과로 3%포인트 늘어난 24%를 나타냈다.
애플은 다음 달 13일 신제품 '아이폰15' 시리즈를 국내에 정식 출시할 전망이다.
디자인을 차별화하고 USB-C 포트를 도입해 편의성을 끌어올린 데 이어 그간 약점으로 지적받았던 간편결제와 통화 녹음 문제까지 해소하면서 삼성전자의 입지가 다소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최근 출시된 '갤럭시Z 플립5·폴드5'의 경우 출시 초반 판매 호조를 보이기는 했지만, 이후 출시 효과가 비교적 빠르게 약화되고 있어 하반기 시장 반등에 힘을 싣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