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 할 때 진짜 좋아요. 힘든 촬영장에서도 계속 웃음이 나니까요. 이번에도 그랬죠.”
영화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이하 ‘천박사’)로 돌아온 강동원을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영화 ‘전우치’, ‘검사외전’ 등에서 능청스러운 연기로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던 강동원은 이번 ‘천박사’에서도 유쾌한 매력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천박사’는 귀신을 믿지 않지만 귀신같은 통찰력을 지닌 가짜 퇴마사 천박사(강동원)가 지금껏 경험해본 적 없는 강력한 사건을 의뢰받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강동원은 주인공 천박사 역을 맡아 남다른 아픔을 가진 시니컬한 천박사를 매력적으로 그려냈다.
영화를 연출한 김성식 감독이 “강동원이 캐스팅되지 않았더라면 연출 데뷔 포기하고 그냥 조연출로 돌아가려고 생각했다”고 했을 정도로 강동원은 캐스팅 1순위였다. 정작 출연에 고민이 없었다는 강동원. 그는 “류승완 감독에게 시나리오를 받아서 읽어봤다. 신선하고 액션이 있는 점도 좋았다. 감독님이 연출부 일을 할 때의 평판도 좋더라”며 ‘천박사’ 출연을 결정한 계기를 설명했다.
“시나리오를 고르는 기준을 굳이 말하자면 재미예요. 읽어 보고 제가 재미있다고 느끼면 해요. 영화의 구조가 좋거나 참신한 아이디어가 있거나 명확한 메시지가 있으면 좋다고 느끼는 것 같아요.”
‘천박사’는 판타지물이다. 본래 애니메이션을 전공한 김성식 감독이 장기를 살려 눈에 띄는 시각효과와 만화적 재미를 만들어냈다.
강동원 역시 어린 시절 만화방에서 살다시피 했던 만화광이다. ‘슬램덩크’ 세대인 그는 재미있게 본 만화도 많다. 그는 “만화를 좋아해서 그런지 판타지 장르도 좋아한다”고 이야기했다.
“‘천박사’는 볼거리가 많은 영화예요. 가볍게 볼 수 있고 화려한 액션도 있죠. 추석 연휴에 개봉하는 작품들 가운데 아마 제일 가볍게 볼 수 있는 영화일 것 같아요.”
강동원이 연기한 천박사 캐릭터 역시 톡톡 튄다. 강동원은 ‘전우치’와 ‘검사외전’의 중간 정도 캐릭터로 천박사를 잡았다. 그는 “전우치를 떠올리는 분들이 많을 텐데, 사실 10년도 더 전에 했던 연기라 내가 똑같이 하려고 해도 되지도 않는다”면서 “아무튼 이번에는 조금 다르게 하려고 했다”고 귀띔,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흐른 세월만큼 강동원의 연기도 물론 더 무르익었다. 게다가 자신이 특히 좋아하는 판타지 코미디 장르인 만큼 영화에서 강동원은 그야말로 생동한다.
그런 강동원이 특히 현장에서 재미있었던 장면을 꼽는 건 마지막 부분이다. 강동원은 “심각한 장면인데 풀샷을 자세히 보면 내가 웃음을 엄청 참고 있는 걸 확인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며 “완성본에서는 조금 바뀌었는데 그 장면을 찍을 때 김종수 선배가 뜨거워서 당황했다. 그때부터 터져서 진짜 웃음을 열심히 참았다. 이동휘는 아예 얼굴을 가리고 쿡쿡대며 웃더라”고 고백했다.
물 만난 강동원의 제철 코믹 연기는 27일 개봉한 ‘천박사’에서 자세하게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