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 야구는 일본의 높은 벽에 부딪혀 좌절했다.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사사키 로키(지바 롯데 마린스) 등 160㎞/h의 강속구를 쉽게 던지는 일본 선수들을 보며 격차를 실감했다.
한국 야구도 이전보다 강속구 투수가 많아졌다지만 여전히 150㎞/h대 중반에 머물러 있다. 그마저도 제구가 불안정하다는 면에서 일본과 확실한 차이가 있었다.
하지만 한국 야구에서도 ‘국제대회 160㎞/h’ 갈증을 풀어줄 선수들이 출격을 준비하고 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AG) 야구대표팀에 뽑힌 문동주(19·한화 이글스)와 장현석(19·마산용마고)가 주인공. 고교 시절부터 강속구 투수로 이름을 날린 두 선수가 생애 첫 성인 국제대회에서 날아오를 준비를 마쳤다.
프로 2년차 투수인 문동주는 이미 KBO리그에서 강속구 역사를 새로 썼다. 지난 4월 12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160.1㎞/h의 공을 던지며 KBO리그 국내 투수 최초로 160㎞ 고지를 밟았다. 이후에도 150㎞대 후반의 공을 꾸준하게 던진 문동주는 한화 선발 로테이션에도 안착하며 생애 첫 태극마크까지 달았다.
마산용마고 재학 중인 장현석은 160㎞ 고지를 아직 밟지 못했지만, 최고 구속이 157㎞/h에 이른다. 빠른 공과 제구까지 갖춘 탈고교급 투수로 평가받으며 메이저리그(MLB) LA 다저스와 입단 계약을 맺은 그는 AG 대표팀까지 승선했다. 지난 26일 상무야구단과의 연습경기에 출전해 150㎞/h대의 공을 펑펑 꽂아 넣으며 가능성을 밝히기도 했다.
두 투수의 강속구 경쟁은 대표팀 전력 상승은 물론 서로에게도 큰 힘이 될 전망이다. 문동주는 “장현석의 공을 봤는데 좋더라. 배울 점이 많은 선수여서 앞으로 얘기를 많이 하고 싶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장현석 역시 “문동주 선배님을 비롯해 모든 선배님이 잘 챙겨주신다. 선배들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이번 항저우 AG에서는 세대교체에 사활을 건 만큼 한국야구의 미래를 짊어질 투수들의 성적과 성장이 중요하다. 문동주와 장현석은 “그동안 준비를 잘했다. 목표는 금메달”이라며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