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찬(세종시청)이 잠시 후 복식 경기에 나설 권순우의 응원 속에 항저우 아시안게임(AG) 남자 단식 준결승에 진출했다.
세계랭킹 198위 홍성찬은 27일(한국시간)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테니스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AG 테니스 남자 단식 8강전에서 홍콩의 웡 차크 램 콜먼(459위)에 2-1(4-6, 6-4, 6-3)로 이겼다.
준결승에 진출한 홍성찬은 단식 금메달 도전을 이어간다. 이번 AG에선 동메달 결정전이 열리지 않아 홍성찬은 최소 동메달을 확보했다.
홍성찬은 1세트를 4-6으로 내줬지만, 2세트를 6-4로 이겼다. 그리고 3세트 2-2에서 상대의 서브게임을 브레이크 하며 분위기를 갖고 왔다. 이어 자신의 서브게임을 지킨 홍성찬은 이후 5-3에서 다시 한 번 상대의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하며 승리를 확정지었다.
이날 관중석에는 대한민국 선수단이 홍성찬을 응원했다.
특히 권순우(112위·당진시청)도 모습을 보였다.
권순우는 이날 3코트에서 잠시 후 홍성찬과 조를 이뤄 남자 복식 8강전을 치를 예정이다. 이날 앞선 경기가 늦게 진행됨에 따라 권순우-홍성찬의 복식 8강전은 예정보다 늦게 열리게 됐다. 권순우는 그 시간에 코트를 찾아 친구 홍성찬을 응원한 것이다.
이미 단식 2회전에서 탈락한 권순우는 홍성찬이 포인트를 쌓을 때 기립박수를 보냈다. 분위기를 뺏겼을 때에는 "하나씩, 하나씩" "여유 있게" "또 기회 와"를 외치며 응원했다. 이날 관중석에 모인 팬들은 홍콩의 램 콜먼에게 "짜요, 짜요(힘내)"라며 응원을 보냈다.
아직 병역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권순우는 안정적인 ATP 투어 생활을 위해 금메달이 꼭 필요하다. 그러나 단식에서 충격패를 당해 탈락했다. 복식에서 메달 획득이 유일한 희망이다.
권순우-홍성찬 조는 1회전에서 홍콩 조를 세트 스코어 2-0(6-2, 6-2), 16강에서 태국 조를 세트 스코어 2-0(6-3, 6-3)으로 완파했다.
8강전 상대인 일본의 하자와 신지-우에스기 카이토다와 비교해 전력이 크게 앞선다. 하자와(549위) 우에스기(1082위)의 세계랭킹은 낮다.
문제는 분위기다. 권순우가 짧은 시간 동안 멘털을 얼마나 회복했느냐가 관건이다.
권순우는 지난 25일 단식 2회전에서 자신보다 세계랭킹이 한참 낮은 태국의 카시디트 삼레즈(636위·태국)에게 1-2(3-6, 7-5, 4-6)로 패한 뒤 라켓을 코트에 내리찍고 상대의 악수를 거부해 국내외로부터 많은 비난을 얻고 있다. 관중석에선 야유가 쏟아졌다.
상대 선수가 불필요한 메디컬 타임을 요청하고 경기 중 화장실에 들른 뒤 오랜 시간이 지나 돌아오는 등 비매너를 선보였지만, 권순우 역시 부적절한 행동으로 맞서 논란을 키웠다.
어떠한 행동도 권순우의 행동을 정당화할 수 없다. 패배에 대한 충격이든, 자신에게 실망한 영향이든 국제대회에서 눈살을 찌푸리는 행동으로 논란을 부추겼다. 간혹 경기가 마음대로 풀리지 않을 때 라켓을 부수는 선수도 있지만, 악수를 거부한 건 분명 상대를 무시한 처사다.
결국 권순우는 26일(한국시간) 오후 대한체육회를 통해 "아시안게임 테니스 단식 2회전 카시디트 삼레즈(636위·태국) 선수와의 경기 종료 직후 국가대표 선수로서 하지 말았어야 할 경솔한 행동을 했다"며 "국가대표 경기를 응원하는 모든 국민과 관중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저의 무례한 행동으로 불쾌함을 느꼈을 삼레즈 선수에게도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한다. 죄송하다"고 밝혔다.
금메달을 목표로 하는 권순우가 마음을 다잡고 코트에서 자신의 경기력을 선보일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인다. 1시간 여 휴식 뒤에 다시 경기에 나설 홍성찬의 체력 회복 여부도 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