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맹타를 휘두르면서 두산 타선의 중심을 잡는 양의지. 양의지는 수비에서도 젊은 투수들을 이끌며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 경쟁에 힘을 보태고 있다. IS 포토
양의지(36·두산 베어스)는 '양의지'였다.
양의지는 지난주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주간 6경기에 출전, 타율 0.417(24타수 10안타) 3홈런 10타점을 기록했다. 장타율(0.833)과 출루율(0.462)을 합한 주간 OPS가 1.295에 이른다. 최다안타와 타점, 장타율을 비롯한 공격 대부분의 지표에서 리그 1위. 조아제약과 본지는 양의지를 9월 넷째 주 주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했다. 그는 "나보다 더 좋은 성적을 기록한 선수들이 많은데 (주간 MVP)로 선정해 주신 조아제약 관계자분들께 감사드린다"며 "한 주간 좋은 성적(4승 2패)을 기록한 두산 베어스를 대표해 받는다고 생각하겠다"라고 몸을 낮췄다.
양의지는 꾸준했다. 주간에 출전한 모든 경기에서 안타를 때려냈다. 지난 18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부터 21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까지 3경기 연속 홈런을 쏘아 올리기도 했다. 양의지는 "일주일 전부터 (타격) 밸런스가 조금씩 좋아지면서 자기 스윙을 가져간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타격감이 한창 떨어졌을 때 감독님은 물론이고 타격 파트 코치님들이 멘털적으로 많은 도움을 주셨다. 동료들이 타석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어느 정도 부담을 덜 수 있었던 것도 주효했다. 지금의 밸런스를 포스트시즌(PS)까지 유지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두산의 젊은 투수들을 리드하며 팀의 5강 경쟁을 이끄는 양의지. 오른쪽 투수는 팀의 핵심 불펜인 정철원. IS 포토
양의지는 지난겨울 두산 유니폼을 다시 입었다. 2018년 12월 자유계약선수(FA)로 NC 다이노스와 4년 계약(총액 125억원)하며 잠시 팀을 떠났지만, FA 자격을 재취득해 두산 복귀(4+2년, 최대 152억원)를 선택했다. 이승엽 감독 체제로 새 출발한 두산이 선택한 승부수였다.
30대 중반의 적지 않은 나이 탓에 '오버 페이' 논란도 있었지만, 우려를 불식시키는 데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3할대 타율에 두 자릿수 홈런, 40% 이상의 도루 저지율을 기록 중이다. 양의지는 "좋은 대우를 해주신 만큼 부담보다 책임감이 앞섰다. 4년 전이나 지금이나 두산의 선수단이나 코칭스태프, 프런트 모두 한 가지 목표를 향해 가고 있다"며 "팀 성적이 저조했다면 자책했을 텐데 모두가 하나로 뭉쳐 그런 부담은 없다. 이 분위기에 보탬이 되겠다는 생각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3 KBO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24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3회 초 1사 1루 양의지가 안타를 치고 있다. 고척=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2023.08.24/
양의지는 활약의 비결로 '관리'를 꼽았다. 그는 "트레이닝 파트에서 정말 심혈을 기울여 준다. 피곤한 타이밍이 되면 지명타자로 빼주시는 등 감독님께서도 배려를 많이 해주셨다"며 "나 자신도 웨이트 트레이닝이나 회복에 더 많은 시간을 쏟으면서 몸 관리에 신경 쓰고 있다"고 전했다.
4위 두산은 2년 만에 PS 진출을 노린다. 지난해 9위로 가을야구 문턱을 넘지 못했지만, 올해는 다르다. 팀 전력을 크게 향상한 비결 중 하나가 양의지. 젊은 투수들을 이끌며 4번 타자로 타선의 중심까지 잡는다. 양의지는 "우리 팀 투수들은 정말 강하다. 선발 투수와 불펜, 최고참부터 막내 따질 것 없이 모두가 그렇다"며 "내가 그들을 이끈다는 생각보다 동반자라고 생각한다. 함께 지금보다 더 높은 곳에 오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