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지가 27일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수영 여자 배영 100m에서 동메달을 따낸 뒤 시상대에 올라 환하게 웃고 있다.
여고생 이은지(17·방산고)는 지난 26일 열린 여자 배영 200m에서 한국 선수로는 25년 만의 아시안게임(AG) 메달을 땄다. 그는 기쁨을 숨기지 않고 표출하면서 지금까지 수영은 크게 주목받지 못한 스프츠였다. 더 열심히 노력하고 힘내겠다"라며 "아직 개인전과 단체전이 남았으니 더 많이 기대해 달라"고 부탁했다.
진짜였다.
이은지는 27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수영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AG 수영 경영 여자 배영 100m 결승에서 1분00초03의 한국 타이기록으로 3위를 기록했다. 전날 200m에 이어 이번 대회 개인전에서 따낸 두 번째 동메달이다. 이은지는 "0.01초만 더 빨랐으면 좋았겠지만 내가 가지고 있는 최고 기록과 타이를 이뤄 만족스럽다"고 웃었다. 사진=연합뉴스
아시안게임 단일 대회 여자 배영에서 2개 이상의 메달을 따낸 한국 선수는 최윤정·윤희 자매와 이은지, 3명뿐이다. 최윤희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은 1982년 뉴델리, 1986년 서울 대회에서 배영 100m와 200m 2연패를 달성했다. 최 전 차관의 언니인 최윤정은 1978년 방콕에서 배영 100m·200m 3위, 1982년 뉴델리에서 배영 100m·200m 2위에 올랐다.
이 뿐만이 아니었다. 이은지는 평영 최동열(강원도청), 접영 김서영(경북도청), 자유형 황선우(강원도청) 등 언니 오빠들과 합을 맞춰 혼성 혼계영 400m에서도 3분46초78의 한국 신기록으로 동메달을 추가했다. 사진=연합뉴스
이은지는 이번 대회 직전 예기치 못한 부상으로 심리적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었다. 지난달 말 아시안게임을 대비해 훈련 중에 초저온 회복처치기(크라이오 테라피·Cryotherapy) 치료를 받다가 '동상 진단'을 받아서다. 대회 출전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훈련 강도를 높여야 할 시기에 부상으로 차질을 빚게 됐다. 이은지는 "처음에는 당황했지만 '그래도 대회 개막 직전에 다치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해 다시 열심히 훈련했다"며 "잘 이겨내려고 애썼다. 9일 만에 훈련을 재개했고, 기량도 어느 정도는 회복했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아직 고교생이나 '한국 여자 배영의 일인자' 이은지는 '긍정의 힘'으로 극복했다. 그는 "부모님은 물론 친언니도 나처럼 성격이 밝다. 그래서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다"고 해맑은 웃음을 지었다. 사진=연합뉴스
여고생 이은지는 대표팀에서 언니 오빠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그는 "200m 동메달 획득 후 (허)연경 언니가 함께 울어줬다. 나도 눈물이 나오더라"며 "언니 오빠들에게 정말 고맙다"고 인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