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축구 대표팀이 아시안게임 8강에서 개최국 중국과 만난다. 뜨거운 홈 텃세와 홈 어드밴티지 판정이 우려되는 상황에서도 엄원상(울산 현대)은 차분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대표팀은 27일 중국 저장성 진화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16강전 키르기스스탄과 맞대결에서 5-1로 대승을 거두며 3연속 우승을 향한 쾌진격을 이어갔다.
경기 전반적으로 폭발적인 득점력이 돋보였다. 한국은 경기 초반 백승호의 페널티킥 득점 후 정우영이 1분 만에 득점하는 폭발력을 보여줬다. 이어 2-1 추격을 허용한 가운데 후반 정우영이 상대 핸드 볼 파울에 힘입어 한 점을 추가하더니 곧바로 조영웅과 홍현석의 득점포가 나오며 넉 점 차 대승으로 경기가 마무리됐다.
득점은 없었지만 이날 정우영(슈투트가르트) 이강인(파리 생제르맹)과 최강의 2선을 꾸린 엄원상의 활약도 돋보였다. 특히 전반전 정우영이 헤더를 꽂아넣을 때 그가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가 결정적인 기회를 제공했다. 득점 성공 후에는 정우영과 함께 세리머니에 나서는 모습도 화면에 잡혔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만난 엄원상은 "이번 대회에서 골 욕심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오늘처럼 누구나 득점을 다 할 수 있으면 너무나도 좋을 것 같다. 나뿐만 아니라 여기 있는 모두가, 우영이, 영욱이, 강인이, (박)재용이나 누구 하나 없이 다 득점할 수 있는 선수들이다. 그저 '제발 누구 하나가 또 골을 넣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웃었다.
이강인이 합류하면서 2선에 무게감이 좋아졌다. 엄원상은 어떻게 느낄까. 그는 "강인이 자체가 워낙 패스를 넣어주는 걸 좋아하는 선수고, 나 또한 움직이는 걸 좋아하는 선수"라며 "강인이가 들어옴으로서 패스 같은 부분을 잘 활용하고 내가 더 잘 움직인다면 좋은 플레이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다음 상대 중국을 기다리는 엄원상은 의연했다. 그는 "만나는 팀은 다 이겨야 한다. 중국뿐 아니라 다른 팀도 다 이겨야 한다. 딱히 중국이라 걱정하진 않는다. 다음 경기를 잘 준비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