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솔은 28일 중국 항저우 황룽 스포츠센터 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마루운동 결승에서 14.900점을 기록했다. 난도 6.0짜리 기술을 거의 실수 없이 완벽하게 연기하며 실시점수 8.900점을 받아냈다.
이날 그의 연기는 국제체조연맹(FIG) 기술 채점집에 수록된 것을 그대로 재현하듯 완벽했다. 넘어지지도, 몇 발짝 옆으로 움직이지도 않은 '교본' 그 자체였다. 중국 선수들은 난도 6.0, 6.1점짜리 기술로 나섰으나 실시점수에서는 8.333점에 그치며 김한솔에 한참 미치지 못하고 은메달과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한솔은 지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의 챔피언이었다. 이번 우승으로 2연패를 달성했다. 지난 11년간 한국 체조 대표팀의 주축이었던 그는 아시안게임에서만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모았다.
부상을 극복한 우승이라 더 가치있다. 그는 작년 전국체전 후 왼쪽 팔꿈치 통증을 1년 이상 앓아왔다. 서로 충돌하는 뼈를 깎아내야 끝낼 수 있었지만, 아시안게임과 세계선수권대회가 2023년 열려 당장 수술과 재활을 소화할 수 없었다.
결국 부상을 고려해 대한체조협회는 그를 세계선수권대회가 아닌 아시안게임에 내보냈다. 선수권대회에 출전한 류성현(한국체대) 이준호(전북도청) 이정효(국군체육부대) 등에 김한솔의 기량이 밀렸던 건 아니지만, 부상 변수가 컸던 탓이다.
그러나 김한솔은 왼쪽 팔에 붕대를 감고 뛰는 투혼 끝에 값진 성과까지 얻어냈다. 우리나라 체조 선수 중 아시안게임에서 2회 연속 우승한 이는 여홍철 대한체조협회 전무이사(경희대 교수), 김수면에 이어 김한솔이 세 번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