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2일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만전 9회 0-4로 끌려가자 3~5번 중심 타선을 형성한 노시환(가운데), 강백호(왼쪽), 문보경이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강백호(KT 위즈)가 국제대회에서 아픔만 쌓아가고 있다.
강백호는 지난 2일 중국 항저우 사오싱의 야구-소프트볼 스포츠센터 제1구장에서 열린 항저우 AG 야구 조별리그 B조 2차전 대만과의 경기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무안타 1삼진에 그쳤다. 전날(1일) 홍콩전에서 4타수 무안타 3삼진을 기록한 데 이어 2경기 연속 4번 타자로 나서 무안타로 침묵했다.
방망이가 답답했던 대표팀은 2일 대만전에서 0-4로 완패, 4연속 우승 도전이 험난해졌다.
강백호와 프로 입단 당시부터 '천재타자'로 불렸다. 2019년 타율 0.290 29홈런 84타점으로 신인상을 거머쥐었다. 2021년에는 타율 0.347 16홈런 102타점을 기록했다.
이번이 국가대표로 4번째 뽑혔으나, 태극마크를 달고 별로 좋은 기억은 없다. 사진=연합뉴스
2019 프리미어를12 통해 대표팀 생활을 처음 시작한 강백호는 2020 도쿄 올림픽에서 '껌 논란'이 일었다. 도미니카공화국과의 동메달결정전 6-10으로 끌려가 패색이 짙은 상황, 더그아웃에서 껌을 질겅질겅 씹고 모습으로 태도 논란에 휩싸였다. 올해 3월에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호주전에서 2루타를 치고 세리머니를 펼치다가 잠시 발이 떨어졌고, 상대 2루수가 태그해 아웃됐다. 어이 없는 아웃에 비난이 쇄도했다. 결국 호주전 분위기를 바꾸지 못한 대표팀은 졌고, 2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강백호는 다시 한번 사과했다.
'껌 논란'에 이어 '세리머니 논란'까지 겪은 강백호는 올 시즌 프로 데뷔 후 최악의 시간을 보냈다. 컨디션 저하와 함께 정신적 피로를 호소, 2군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았다. 올 시즌 성적은 70경기에서 타율 0.270 8홈런 39타점이다. 사진=연합뉴스
강백호는 지난 6월 AG 야구 대표팀에 뽑혀, 프로 입단 후 네 번째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그는 항저우 입국 후 인터뷰에서 "투수력이 좋아 예상한 것보다 더 기대하고 항저우에 왔다"며 "팬들의 기대에 도달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좋은 결과와 함께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를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기대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몇 차례나 말했다.
그러나 2일 대만전 1회 2사 1루에서 투수 앞 땅볼로 물러났다. 0-1로 뒤진 3회 2사 1루에서는 바깥쪽 직구에 루킹 삼진을 당했고, 6회에는 3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0-2로 뒤진 8회 2사 2루에선 잘 맞은 타구가 상대 유격수의 호수비에 걸려 아웃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