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리티가 살아있는 웅장함이 스크린을 꽉 채운다. 근미래를 배경으로 AI(인공지능)와 인간의 전쟁을 다룬 영화 ‘크리에이터’가 3일 베일을 벗었다.
‘크리에이터’는 영화 ‘고질라’와 ‘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 등으로 자신만의 SF 스타일을 확고히 한 가렛 에드워즈 감독의 신작. 에드워즈 감독은 이번에도 기존의 SF에 색다른 색을 가미해 새로운 SF 블록버스터를 탄생시켰다.
◇ 할리우드 공식 바꾼 ‘역설계’ 리얼리티와 효율성 극대화
‘크리에이터’의 특별함은 웅장한 화면 속에 담긴 아날로그적인 분위기다. ‘크리에이터’ 속 AI들은 인간과 어울려 살며 승려도 되고 농부도 된다. 이들이 대자연 속에서 마치 인간처럼 살아가는 장면들이 영화 곳곳에 담겨 있다.
푸름이 담긴 아날로그적인 화면은 기존의 SF물에선 보기 어려웠다. AI와 인간의 전쟁은 대부분 황폐화된 도시나 우주를 배경으로 펼쳐졌기 때문이다.
지금도 현실 어딘가에 살아있을 법한 화면이 구현될 수 있었던 데는 가렛 에드워즈 감독의 ‘역설계’ 방식이 있다. ‘역설계’란 화면에 담길 풍경을 미리 디자인하지 않고 촬영을 먼저 진행하고 편집 단계에서 원하는 그림을 입히는 방식이다.
일반적으로 할리우드에서는 SF 같은 미래 배경의 영화를 촬영할 때 영화 속 세계 전체를 먼저 디자인한다. 그리곤 이에 맞는 세트를 짓거나 그린 스크린을 배경으로 촬영을 진행하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가렛 에드워즈 감독은 해외 로케이션을 진행, 먼저 촬영을 마친 뒤 전체를 디자인했다. 에드워즈 감독은 영화 개봉에 앞서 국내 취재진과 진행한 화상 간담회에서 “이런 방식은 효율적일 뿐더러 현실감도 극대화한다. 그 덕에 리얼리즘과 퓨처리즘이 잘 어우러진 그림이 ‘크리에이터’에 담길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 아시아와 만난 한스 짐머의 음악
영화음악가들의 음악가인 한스 짐머의 음악 또한 ‘크리에이터’의 웅장한 분위기를 배가시키는 데 큰 몫을 한다. 플레이리스트 속 가장 자주 듣는 음악 절반 이상이 한스 짐머 음악감독의 노래라는 가렛 에드워즈 감독은 “함께해서 너무 다행이었다”며 남다른 감회를 밝혔다.
1980년대부터 활동을 시작한 150편 이상의 영화에 참여해온 한스 짐머 음악감독. 많은 이들이 한스 짐머 감독의 스타일을 흉내내기 위해 편집 단계에서 그의 음악을 참고한다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 가렛 에드워즈 감독은 이번에 한스 짐머 감독에게 한 가지 특별한 부탁을 했다. ‘한스 짐머의 음악이라는 게 티가 나지 않도록 해달라’는 것.
‘크리에이터’의 주요 배경은 베트남을 비롯한 아시아. 에드워즈 감독 역시 자신의 입으로 ‘크리에이터’를 작업하며 아시아 문화에서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때문에 한스 짐머는 ‘크리에이터’의 음악감독을 하며 아시아의 여러 종교 음악을 참고했다. ‘라이온 킹’, ‘글래디에이터’, ‘다크 나이트’, ‘듄’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서 익히 들어왔던 한스 짐머와 아시아 음악의 만남을 ‘크리에이터’에서 제대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