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만에 아시안게임 메달 획득에 실패한 대한민국 여자배구 대표팀이 최악은 면했다. 5~8위 결정전에서 카자흐스탄을 꺾고 5·6위 결정전으로 향한다. 4강 진출 실패 후 세자르 곤살레스 감독은 “남은 순위 중 가장 높은 5위를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곤살레스 감독이 이끄는 여자배구 대표팀은 6일 중국 저장성 후저우시 더칭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대회 5~8위전에서 카자흐스탄을 세트 스코어 3-0(25-18, 25-18, 25-16)으로 완파하고 5위 결정전에 진출했다. 5위 자리를 두고 7일 대회 마지막 대결을 펼칠 팀은 대만-북한전 승리 팀이다.
한국은 세계랭킹 40위로 카자흐스탄(32위)보다 낮은 데다, 지난달 2023 아시아선수권 5·6위전에서도 패배한 팀이지만 한 달 만에 설욕에 성공했다.
한국은 1세트 초반 카자흐스탄에 주도권을 내줬지만, 강소휘(GS칼텍스) 이다현(현대건설)의 공격을 앞세워 반격에 나서 역전에 성공했다. 1세트를 25-18로 여유 있게 잡아낸 한국은 기세를 몰아 2세트도 25-18로 잡아낸 뒤, 마지막 3세트도 25-16으로 잡고 셧아웃 승리를 따냈다.
이다현이 서브 에이스 3개와 블록 4개 등 14점, 박은진(정관장)이 11점으로 활약한 가운데 강소휘(13저) 표승주(IBK 기업은행·9점) 등도 측면에서 힘을 보탰다. 서브 에이스(6-1)나 블로킹(11-9) 등에서도 앞서며 여유 있는 승리를 따냈다.
여자배구는 이번 대회에서 메달 획득에 도전했지만, 8강 조별 라운드에서 3위에 머무르며 노 메달 수모를 겪었다. 조별리그에 C조에서 베트남에 덜미를 잡힌 한국은 1패를 안고 8강 라운드에 나섰는데, 8강 라운드 첫 경기에서 중국에 0-3 완패를 당하며 4강행 티켓을 놓쳤다.
한국이 아시안게임 메달을 따내지 못한 건 2006년 도하 대회(5위) 이후 17년 만이었다. 1962년 자카르타 대회에서 배구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역대 두 번째 노메달 수모다. 그나마 5위 결정전에 오르면서 역대 최저 순위로 대회를 마칠 첫 위기는 벗어났다. 다만 5위 결정전에서 패배하면 노메달에 이어 역대 최저 순위 수모를 겪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