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2선’이라는 평가가 모자라지 않았다. 황선홍호 ‘No. 7’ 정우영은 대회 마지막 날까지 빛났다.
정우영은 지난 7일 중국 항저우의 황룽스포츠센터스타디움에서 끝난 일본과의 항저우 2022 아시안게임(AG) 결승전에서 천금 같은 동점 골을 기록, 자칫 넘어갈 흐름을 되찾으며 황선홍호의 역전승에 기여했다.
이날 전까지 6경기 23득점 2실점을 기록한 황선홍호였으나, 전반 1분 20초 만에 아쉬운 실점을 허용했다. 2년 전부터 이어진 한일전 0-3 악몽이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 배경이다.
하지만 황선홍호에는 ‘득점왕’ 정우영이 있었다. 그는 전반 27분 황재원의 크로스를 타점 높은 헤더로 연결하며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결승전에서 벌어진 위기 상황에서, 흐름을 되찾는 득점이었다. 다시 여유를 찾은 황선홍호는 높은 점유율을 앞세워 시종일관 일본을 압박했고, 후반 11분 조영욱의 역전 골까지 묶어 2-1 승리를 거뒀다.
한편 정우영은 이날 득점으로 대회 7경기 8골이라는 성적표를 남겼다. 조별리그 쿠웨이트전 해트트릭·16강 키르기스스탄전 멀티 골·4강 우즈베키스탄전 멀티 골에 이어, 결승전 동점 골까지 모두 순도 높은 득점이었다.
당초 정우영은 조별리그 쿠웨이트전 해트트릭 이후 “손흥민 형의 등번호라 영광스럽지만, 부담스러운 점도 있다”라고 솔직한 답변을 내놓기도 했으나, 그는 그라운드 위에서 실력으로 7번의 존재감을 뽐냈다. 정우영은 지난 1990년 서정원(4골) 1994년 황선홍(11골) 2018년 황의조(9골)에 이어 한국인 4번째로 AG 득점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팀의 우승까지 책임진 ‘황금 발’이었다. 동료들과 합작한 특유의 시계 세리머니는 대회 기간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이제 정우영의 시선은 다시 유럽 무대로 향한다. 이번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슈투트가르트에 합류한 그는 이미 공식전 3경기서 모두 선발 출전해 팀 내 입지를 다진 상태다. AG 대표팀 소집 전 ‘친정팀’ 프라이부르크전엔 어시스트를 기록하기도 했다. AG에서의 맹활약을 다시 소속팀에서도 이어갈 수 있을지가 관전 요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