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24시즌 도드람 여자부 V리그가 오는 14일 김천 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디펜딩 챔피언’ 한국도로공사와 흥국생명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대장정에 돌입한다. 역대 처음으로 아시아쿼터 제도가 도입되며 예측할 수 없는 순위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여자부 7개 구단 사령탑과 대표 선수들은 12일 서울 강남구 호텔리베라 베르사유홀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 참석, 다가올 시즌 목표와 각오를 전했다.
V리그 여자부는 예년보다 무거운 분위기 속에 출발한다. 한국 여자 배구 국가대표팀이 지난 8일 폐막한 항저우 아시안게임(AG)에서 메달 획득에 실패하는 등 국제 경쟁력이 크게 떨어진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태국·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 전력이 한국보다 우위를 보이거나 근접했다는 평가다. V리그 수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진 상황과 맞물리며 아시아쿼터를 통해 V리그에 입성한 6개국(일본·대만·몽골·태국·인도네시아·필리핀) 선수들이 리그 경쟁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태국 국가대표팀 주전 세터 폰푼 게드파르드(IBK기업은행) 아포짓 스파이커 타나차 쑥솟(한국도로공사) 아웃사이드 히터 위파위 시통(현대건설)이 주목을 받고 있다.
실제로 12일 열린 미디어데이 대표 키워드는 아시아쿼터였다. ‘올 시즌 V리그를 봐야 하는 이유’를 어필해 달라고 묻자 참석한 대표 선수 대부분 이를 꼽았다. 김수지(흥국생명)와 김희진(IBK기업은행)은 “더 흥미진진한 경기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고, 강소휘(GS칼텍스)는 “우리 팀은 세터(아이리스 톨레나다)가 합류했기 때문에 이전보다 다양한 플레이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전했다. 박정아(페퍼저축은행)는 “국제대회에서 상대하던 선수들의 경기를 볼 수 있는 것만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우승 후보 1순위는 흥국생명이 꼽힌다. ‘배구 여제’ 김연경이 건재하고, 국가대표 미들블로커(센터)였던 김수지를 자유계약선수(FA) 계약으로 영입하며 전력을 보강했다.
전력이 가장 좋아진 팀은 최근 2시즌 연속 최하위(7위)였던 페퍼저축은행이다.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였던 국가대표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박정아와 베테랑 채선아를 영입했고, 조 트린지 신임 감독 체제로 비시즌을 알차게 준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고희진 정관장 감독은 이날(12일) 미디어데이에서 페퍼저축은행을 우승 후보로 꼽기도 했다.
아시아쿼터 드래프트에서 1순위 지명권을 받고 폰푼을 영입한 IBK기업은행은 다크호스다. 국제무대에서도 정상급 경기 운영 능력을 인정받은 폰푼이 V리그 대표 선수 김희진, 외국인 선수 브리트니 애버크롬비와 시너지 효과를 내면, 우승에도 도전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차상현 GS칼텍스 감독도 이날 “원래 멤버 구성이 좋고, 세계적인 세터(폰푼)를 영입했기 때문에 챔프전도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세터 출신 김호철 IBK기업은행 감독은 선수 시절 이탈리아 리그를 누빈 바 있다. 언어 장벽을 안고 ‘코트 위 사령관’ 역할을 해냈다. 폰푼이 적응하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김 감독은 “당분간 기존 선수들과 호흡을 맞출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자신이 잘하는 것을 마음껏 할 수 있도록 유도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V리그 데뷔를 앞둔 폰푼도 “결국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 때를 가리지 않고 대화를 시도하겠다. 그리고 나만의 스타일을 (팀에) 녹여보겠다”라는 각오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