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12일(현지시간)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의 국가올림픽위원회(NOC) 자격을 정지하기로 했다.
IOC는 이날 인도 뭄바이에서 141차 총회에 앞서 집행위원회를 열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자격 정지 조처는 즉각 효력을 발휘한다.
이번 조치는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을 비롯해 우크라이나의 자포리자와 헤르손 지역을 ROC 소관 지역에 편입시킨 데에 따른 것이다.
IOC는 러시아가 새로운 지역을 올림픽위원회에 편입한 것을 두고 “우크라이나 국가올림픽위원회(NOC)의 영토 보전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했다.
ROC는 IOC의 결정에 따라 국가올림픽위원회로서 활동할 수 없으며 IOC의 재정 지원도 더는 받을 수 없다.
다만 이번 결정이 러시아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도운 벨라루스 두 나라 선수의 2024 파리 올림픽, 2026 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출전에는 영향을 끼치지 않을 전망이다.
IOC는 올해 3월 군대 소속이 아닌 두 나라 선수가 개인 자격으로 중립 단체에 편성돼 2024 파리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도록 길을 터줬다. 중립 단체는 러시아와 벨라루스 국기, 국가를 사용할 수 없다. 하지만 중립 단체 소속으로도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의 올림픽 출전을 막아야 한다는 지적도 있어 IOC가 최종 결정을 유보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IOC의 결정이 유엔 헌장과 국가의 영토 보전에 관한 보편적 존중의 필요성을 반영했다. 스포츠와 올림픽을 무기로 사용하려던 러시아의 구상은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러시아를 향한) 이중 잣대와 민족성에 기반한 고의적인 분리는 러시아 선수들의 권리와 궁극적으로는 인권을 노골적으로 위반한 처사”라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