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KCC가 울산 현대모비스를 꺾고 창단 첫 KBL 컵대회 정상에 올랐다. 1쿼터 20점 차 열세를 극복하고 대역전승으로 결승전을 장식했다. 현대모비스는 2년 연속 결승 무대에서 고개를 숙였다.
KCC는 15일 오후 2시 군산 월명체육관에서 열린 2023 MG 새마을금고 KBL 컵대회 결승에서 현대모비스를 81-76으로 꺾었다. 컵대회 우승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별리그를 포함해 전승 우승(4전 4승)이라는 금자탑도 쌓았다.
공교롭게도 이날 전장은 KCC가 전주를 연고로 하던 지난 시즌까지 제2홈구장으로 쓰던 군산이었다. KCC는 전주시와 갈등 속 결국 이번 시즌을 앞두고 부산으로 연고를 이전했다. 이날 경기장엔 KCC 유니폼을 입은 팬들이 유독 많았는데, KCC는 군산 팬들 앞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KCC는 이번 대회에서 대구 한국가스공사, 창원 LG를 조별리그에서 연파한 뒤, 전날 4강에선 디펜딩 챔피언 수원 KT를 잡았다. 결승 무대까지 기세를 이어간 KCC는 창단 첫 컵대회 우승이라는 결실을 맺었다. 우승 상금은 5000만원.
반면 현대모비스는 1쿼터 20점 차 리드를 지키지 못한 채 고개를 숙였다. 지난해 대회 결승에서 수원 KT에 져 우승을 놓친 데 이어 2년 연속 컵대회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준우승 상금으로는 3000만원을 받았다.
이날 두 팀의 결승을 끝으로 컵대회 일정을 마친 마친 프로농구는 오는 16일 개막 미디어데이에 이어 21일 개막전을 통해 2023~24시즌 새 시즌 대장정에 돌입한다.
1쿼터 기선을 제압한 건 현대모비스였다. 1쿼터 초반 스틸에 이은 김태완의 속공 레이업으로 4-2 리드를 잡은 이후 리드를 빼앗기지 않았다. 이우석의 외곽포에 김태완·게이지 프림의 득점을 앞세워 격차를 벌려 갔다.
KCC도 반격에 나섰지만, 이승현과 알리제 드숀 존스의 슛이 번번이 무위로 돌아갔다. 현대모비스는 함지훈의 스틸에 이은 이우석의 3점슛에 이어 프림, 서명진의 연속 득점까지 더해 20-4까지 격차를 벌렸다.
한번 기세를 탄 현대모비스의 기세는 거침이 없었다. 김준일과 이우석의 연속 득점과 김태완의 외곽포까지 더해 승기를 잡아갔다. KCC도 라건아를 앞세워 반격에 나섰지만 이미 크게 벌어진 격차는 쉽게 좁혀지지 않았다.
1쿼터는 현대모비스의 35-15, 20점 차 리드. 1쿼터 야투 성공률은 현대모비스가 75%에 달했고, KCC는 50%에 그쳤다. 리바운드 수에서도 8-2로 격차가 컸고 턴오버도 KCC는 5개, 현대 모비스는 1개였다.
2쿼터 초반엔 KCC가 반격에 나섰다. 존슨이 추가 자유투를 포함해 3점을 넣으며 포문을 열었다. 이후 두 팀 모두 빠르게 속공을 주고받았지만, 공격이 번번이 무위로 돌아갔다. 이근휘가 외곽포를 성공시키며 마침표를 찍었다.
KCC의 기세가 크게 올랐다. 이호현이 추가 자유투 포함 3점을 책임졌고, 최준용이 2연속 3점포까지 터뜨리며 포효했다. 이 과정에서 현대모비스는 박무빈의 연이은 외곽포가 번번이 무위로 돌아가면서 1쿼터 20점 차였던 두 팀의 격차는 5점 차까지 줄었다. 2쿼터는 종료 5분 50초까지 두 팀의 득점이 18-1로 격차가 컸다.
궁지에 몰린 현대모비스도 케베 알루마, 이우석, 함지훈 등을 앞세워 집중력을 되찾았다. 그러나 이미 한껏 오른 KCC의 기세가 더 무서웠다. 이근휘의 3점슛으로 40-42까지 쫓아간 뒤, 허웅의 스틸에 이은 속공 상황에서 존슨이 덩크슛으로 균형을 맞췄다. 존슨은 이어진 공격 상황에선 훅슛으로 역전 득점까지 책임지더니, 44-44로 맞선 상황에선 외곽포까지 터뜨리며 흐름을 완전히 가져왔다.
현대모비스는 2쿼터 막판 가까스로 균형을 맞췄다. 48-52로 뒤지던 상황. 프림이 추격의 불씨를 지폈고, 허웅의 턴오버를 틈타 김태완이 스틸에 이은 속공 레이업으로 52-52 균형을 맞춘 채 전반을 마쳤다.
3쿼터는 초반부터 불꽃이 튀었다. 현대모비스가 먼저 분위기를 잡았다. 함지훈과 프림의 득점으로 4점 차 리드를 잡았다. KCC도 물러서지 않았다. 존슨과 허웅의 득점으로 재역전에 성공했다. 이후 동점과 역전을 거듭하는 치열한 흐름이 이어졌다.
KCC가 다시 집중력을 발휘하는 듯 보였다. 60-62로 뒤진 가운데 허웅이 사이드에서 던진 3점슛이 깨끗하게 림을 통과했다. 반면 현대모비스 김태완의 3점슛은 림을 빗나갔고, 정창영이 속공 득점에 추가 자유투까지 성공시키며 66-62로 달아났다.
그러나 이 득점은 KCC의 3쿼터 마지막 득점이었다. 4분 동안 추가 득점을 올리지 못하는 사이 현대모비스는 이우석과 알루마의 득점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3쿼터는 현대모비스가 68-66으로 다시 앞선 채 마무리됐다.
우승팀이 결정될 마지막 4쿼터. 양 팀은 초반부터 득점을 주고받으며 불꽃 튀는 접전을 벌였다. 허웅이 역전 3점포로 포문을 열자, 현대모비스도 일루마의 재역전 2점슛으로 응수했다. 이번엔 존슨의 득점으로 KCC가 재차 역전에 성공했다.
KCC가 71-70으로 앞선 리드는 2분 넘게 이어졌다. 두 팀 모두 공격이 번번이 무위로 돌아가면서 살얼음판 승부가 이어졌다. 침묵을 깨트린 건 허웅이었다. 5분 21초를 남겨두고 알루마의 턴오버를 틈타 허웅이 득점을 만들어냈다. 현대모비스는 좀처럼 추격의 불씨를 지피지 못했다. KCC의 3점차 리드가 이어졌다.
치열한 흐름은 종료 3분여를 남겨두고 KCC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이호현이 자유투 2개를 모두 성공시킨 데 이어, 이승현의 수비 리바운드를 허웅이 속공으로 연결해 최준용의 골밑 득점으로 연결했다. 2분 45초를 남겨두고 77-70, KCC가 7점 차 리드를 잡았다.
궁지에 몰린 현대모비스는 함지훈의 3점슛으로 격차를 좁히려 했지만 무위로 돌아갔다. 최준용은 수비 리바운드 이후 경합 상황에서 몸을 날려 공 소유권을 따내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1분 7초를 남긴 시점에야 알루마의 사이드 3점슛으로 77-73, 4점 차로 격차가 줄었다.
우승을 눈앞에 둔 KCC는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현대모비스의 공격이 번번이 무산되는 사이, 이호현의 존슨의 연속 득점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결국 경기는 KCC의 81-76 승리로 막을 내렸다. KBL 컵대회 우승의 영광은 KCC의 몫이었다.
KCC는 존슨이 24점 12리바운드 어시스트로 맹활약한 가운데 허웅도 3점슛 2개 포함 15점 5어시스트, 최준용은 11점 4리바운드로 각각 활약했다. 이근휘도 3점슛 3개로 9점, 이호현도 7점으로 힘을 보탰다. 존슨은 기자단 투표를 통해 MVP의 영예도 안았다.
현대모비스는 게이지 프림이 20점, 이우석이 18점 10리바운드로 분전했고 알루마가 13점 6리운드, 김태완이 12점 5리바운드를 각각 기록했지만 마지막 싸움에서 고개를 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