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여성이 리드하는 재밌는 영화, 드라마가 많이 나오는데 저 역시 그런 작품으로 사랑받고 싶어요.”
전종서는 배우로서 목표를 묻자 이 같이 답했다. 전종서가 출연한 넷플릭스 영화 ‘발레리나’는 경호원 출신 옥주(전종서)가 소중한 친구 민희(박유림)를 죽음으로 몰아간 최프로(김지훈)를 쫓으며 펼치는 아름답고 무자비한 감성 액션 복수극. 지난 6일 공개돼 2주가 흘렀는데도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영화(비영어) 부문 1위를 기록할 만큼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한국을 포함한 캐나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 대만 등 89개국에서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전종서는 친구를 위해 복수를 선택한 옥주를 연기했다. 전종서는 “옥주는 다양한 관계를 맺으면서 살아가는 게 아닌 딱 한 명과 특별한 관계를 맺는다. 그 관계를 통해 숨 쉬는 캐릭터라 생각했고, 극적으로 가져갈 수 있겠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평소에도 복수극에 관심이 있었다는 그는 “지켜야 할 대상이 명확한 작품을 해보고 싶었다”며 “자연스럽게 ‘발레리나’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권선징악을 다루기도 했지만, 기존의 액션 복수극과는 다르게 가져갔던 부분이 있었어요. 기존에 해왔던 연기가 민희의 역할과 비슷했다면, 이번엔 민희를 더 돋보일 수 있게 할 수 있는 배역을 맡았다고 생각해요.”
‘발레리나’에서는 전종서의 강렬한 액션을 만나볼 수 있다. 전종서는 액션에서도 옥주의 감정이 잘 전달되기를 바랐다며 ‘옥주가 왜 복수를 하는지’, ‘어떤 감정으로 복수를 하는지’ 보여주려고 했다고 전했다.
“다수의 남성과 1:1로 붙는 장면이 많아요. 액션 연습으로는 커버가 안 되는 부분이 있을 거라 생각해서 감정을 많이 가져가려고 했죠. 몸을 다 던져서 싸우기 때문에 불쌍하게 느껴졌으면 했어요. 유연하고 민첩하게, 눈빛으로 표현하려고 했어요.”
일부 시청자들 사이에는 민희와 옥주 사이에서 미묘한 동성애 코드를 느꼈다는 반응도 있다. 전종서는 “동성애라 생각하고 연기하진 않았다”면서도 “둘의 관계를 여성의 우정이란 한 단어로 설명하기가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
“의리가 우정 같기도 하고, 우정이 사랑 같기도 한 지점들을 미묘하게 뒀어요. 동성애를 피하거나 제약을 두지는 않았죠. 모든 영화가 그렇듯 편집된 부분이 있어요. 왜 저렇게까지 옥주가 (민희를 구하려고) 하는지 관객들이 물음표가 생긴다면 그 부분은 제가 설득하지 못한 거라고 생각해요.”
전종서는 지난 2021년 12월부터 ‘발레리나’ 연출을 맡은 이충현 감독과 공개 연애 중이다. 전종서는 이 감독에 대해 “시도해보지 않았던 걸 실현시켜줄 수 있는 연출가”라고 말했다. 그는 “제가 감독님과 그런 관계가 아니더라도 배우로서 감독님 작품에 출연한다는 게 메리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촬영하다가 사적인 부분이 영화에 영향을 미칠지 우려도 있었을 텐데 그런 일 없이 영화만 찍었어요.(웃음) 원래 작품 촬영 전에 감독님과 얘기를 많이 한 상태로 현장에 가는 스타일이에요. 스태프들도 다 또래라서 젊은 에너지로 촬영할 수 있었어요. 분위기도 너무 좋았고 잘 지냈던 현장이었습니다.”
‘콜’, ‘종이의 집’, ‘몸값’ 그리고 ‘발레리나’까지. 전종서는 그간 장르물에서 자주 만나볼 수 있었다. 이에 대해 전종서는 “돌아보면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었던 순간이 있었다”면서도 “예쁘고 귀여워 보이는 작품보단 연기적 욕심을 조금 더 내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사실 로맨스에 대한 부끄러움이 있었어요. 사적인 영역이었다고 생각해서 ‘연기로는 좀 그렇지 않나’ 생각했죠. 그런데 최근에 로맨스 드라마 ‘웨딩 임파서블’을 찍었는데 너무 재밌더라고요. 앞으로도 드라마를 많이 시도해보려고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