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자동차 몸값이 떨어지고 있다. 시장이 침체되자 제조사는 가격 할인을, 정부는 보조금 확대 카드를 꺼내들었기 때문이다.
18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9월 국내에 신규 등록된 전기차는 11만7611대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9% 감소한 것이다. 지난해 총 16만4482대가 등록되면서 성장률이 63.8%나 됐던 것을 감안하면, 판매 속도는 유독 더디다.
작년까지만 해도 정부가 추경에 나설 정도로 부족했던 전기차 보조금이 올해 절반가량 남아 있는 상황이다. 환경부의 무공해차 통합누리집에 따르면 9월 기준 서울의 전기차(승용) 보조금 소진율은 약 42%에 불과하다. 대전시의 경우에는 전기차 보조금 소진율이 20%도 되질 않았다.
이에 정부는 추가 보조금 카드를 꺼내 들었다. 기존 전기차 보조금 제도를 유지하되 제조사 할인 규모에 비례해 추가 혜택을 주기로 했다.
국고보조금 100% 구간(5700만원 미만 전기차)에서 680만원(최대)이 지급되는 것은 기존과 동일하다. 여기에 제조사가 자사 전기차 가격을 500만원 인하할 경우 국고보조금 100만원이 추가된다. 이 경우 국고보조금 규모가 기존 680만원에서 780만원으로 늘어난다.
정부 정책에 발맞춰 제조사들은 할인 공세를 펼치고 있다.
제조사별 주요 전기차 할인액을 보면 현대차 '아이오닉5'는 320만원, '아이오닉6'는 320만원, '코나 EV'는 120만원, 기아 'EV6'는 320만원, '니로 EV'는 120만원, KG모빌리티 '토레스 EVX'는 175만원 등이다.
이번 조치에 따라 보조금을 받으면 3000만원대에 구매할 수 있는 전기차가 대폭 늘어나게 됐다. 예컨대 서울에서 아이오닉5 롱레인지 익스클루시브를 구매할 경우 종전에는 보조금을 포함해 4550만원을 부담해야 했지만 이제는 3990만원에 구매가 가능해진다.
이에 맞서 수입차들은 무이자 할부에 나선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ID.4’의 특별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이번 프로모션을 통해 ID.4를 구매하는 고객은 폭스바겐파이낸셜서비스의 29만원대 월 납입금 혹은 36개월 무이자 혜택, 또는 500만원 상당의 카카오 T 포인트 바우처(50만원권 10매) 혜택 중 한 가지를 제공받을 수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최상위 전기차 라인인 EQS의 세단 및 SUV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60개월 무이자 할부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이달 벤츠 파이낸셜을 통해 차량을 구매하면 선수율 30%, 계약기간 60개월 조건으로 EQS 모델에 대한 무이자 할부 금융상품을 제공한다. 프로모션 대상 모델은 EQS 450 4매틱, EQS 450+, EQS 450 4매틱 SUV 등 5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