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좌완 투수 이의리(21)가 데뷔 세 번째 시즌에도 비범한 탈삼진 능력을 보여줬다.
이의리는 지난 16일 광주 NC 다이노스전을 마지막으로 올 시즌 등판을 마쳤다. 총 28경기에 등판해 11승 7패·평균자책점 3.96을 기록했다.
다승 부문 커리어하이를 해냈지만, 우여곡절이 많았던 시즌이다. 이의리는 올 시즌 1군 엔트리에서 4번이나 말소됐다. 전반기 마지막 등판을 마치고 자연스럽게 휴식을 받은 한 번을 제외하면 부상 또는 부진 탓이었다.
특히 8월 말엔 프로 데뷔 뒤 문제가 없었던 왼쪽 어깨에 염증이 생기는 문제가 생기기도 했다. 물집이 잡히는 악재도 있었다. 하필 부상이 항저우 아시안게임(AG) 대회 개막을 앞두고 겹친 탓에 대표팀에서 제외되는 아픔도 겪었다.
이의리는 정상적인 컨디션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을 내린 이들이 보란 듯이 호투를 이어갔다. 9월 27일 NC 다이노스전에선 7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올 시즌 최고의 투구를 보여줬고, 이후 등판한 3경기도 모두 5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해냈다.
올 시즌도 이의리의 ‘탈삼진’ 생산 능력은 뛰어났다. 총 156개를 기록, 이 부문 전체 5위에 올랐다. 안우진(164개·키움 히어로즈)에 이어 국내 투수 2위 기록이기도 하다.
몇 차례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탓에 이의리가 소화한 이닝은 131과 3분의 2에 불과하다. 규정이닝을 채우지 못해 경기당(9이닝) 탈삼진 부문은 순위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탈삼진 수 1위인 페디(10.43개)보다 더 높은 기록(10.66개)을 남겼다.
이의리는 2022시즌에도 161탈삼진을 기록, 안우진(224개)에 이어 국내 투수 2위에 올랐다. 부상과 손가락 문제 탓에 19경기 밖에 나서지 못했던 2021시즌도 93개나 잡아냈다.
이의리가 뛴 프로 무대 3시즌(2021~2023) 범위를 넓혀도 리그 정상급이다. 이의리는 총 410개를 기록, 안우진(498개) 케이시 켈리(424개) 데이비드 뷰캐넌(418개)에 이어 4번째로 많은 삼진을 잡아냈다. 공동 5위는 400개를 기록한 롯데 자이언츠 토종 에이스 박세웅과 KT 위즈 고영표다.
안우진·원태인(삼성 라이온즈) 소형준(KT) 등 한국 야구 선발 마운드 미래로 평가 받는 투수들의 데뷔 첫 3시즌과 비교해도 압도적인 탈삼진 능력이다. 안우진은 1~3년 차 주로 불펜 투수로 뛰며 프로 무대 적응기를 가졌고, 원태인도 데뷔 2년 차(2020) 5월부터 선발 투수로 안착, 데뷔 첫 3시즌 탈삼진은 275개에 불과했다. 데뷔 첫 시즌부터 풀타임 선발로 뛴 소형준은 원래 땅볼 유도형 투수. 그의 데뷔 3시즌 탈삼진은 294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