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쇼트트랙 간판 황대헌(강원도청)이 옛 국가대표 선배 린샤오쥔(중국·한국명 임효준)과 4년 만의 국제대회 맞대결에서 이겼다.
황대헌은 22일(한국시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2023~24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1차 대회 남자 1500m 결승에서 2분23초666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2위 스테인 데스멋(벨기에·2분23초789)을 0.123초 차로 따돌렸다.
이 경기에는 메달색 못지 않게 황대헌과 린샤오쥔의 맞대결에 이목이 쏠렸다. 황대헌과 린샤오쥔은 과거 한국 대표팀에서 함께했다. 2019년 훈련 과정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지면서 둘의 관계가 틀어졌다. 린샤오쥔은 대한빙상경기연맹으로부터 선수 자격정지 1년 징계를 받았다. 이후 법정 싸움을 거쳐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린샤오쥔은 중국으로 귀화했다.
황대헌은 태극마크를 달고 에이스로 활약하는 동안, 린샤오쥔은 '한 선수가 국적을 바꿔서 올림픽에 출전하려면 기존 국적으로 출전한 국제대회 이후 3년이 지나야 한다'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올림픽 헌장 때문에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등 국제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다. 린샤오쥔은 지난해 가을에야 오성홍기를 달고 국제무대에 복귀했다.
이날 1차 대회 남자 1500m 준결승을 통해 4년 만에 둘의 자존심 대결이 성사됐다. 린샤오쥔이 초반 선두권으로 나섰고, 황대헌은 뒤에서 체력을 비축했다. 황대헌은 3바퀴를 남기고 린샤오쥔을 끌어내리고 2위로 올라섰다. 이어 선두까지 올라선 그는 조 1위로 결승에 진출, 금메달을 차지했다. 린샤오쥔은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 남자 1500에서 금메달을 딴 황대헌은 2022~23시즌 휴식을 위해 국가대표 선발전 출전을 포기했다. 1년 만의 월드컵 시리즈 복귀 무대를 기분 좋게 우승으로 장식했다.
남자 1000m 1차 레이스 결승에서는 지난해 남자부 세계랭킹 1위 박지원(서울시청·1분24초903)이 캐나다의 스티븐 뒤부아(1분24초916)를 0.013초 차로 따돌리고 금메달을 땄다. 여자 1500m 결승에서는 김길리(성남시청)가 2분28초012의 기록으로 하너 데스멋(벨기에·2분27초863)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혼성계주 결승에서 김길리, 김건우, 서이라(화성시청), 심석희(서울시청)가 호흡을 맞춰 중국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