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랜더스와 준플레이오프(준PO)를 치르는 NC 다이노스엔 유독 그리운 이름이 하나 있다. 바로 왼손 투수 구창모(26)다.
구창모는 지난 18일 수술대에 올랐다. 정규시즌 막판 전완부(팔뚝) 부상이 재발한 구창모는 국내외 병원 6곳에서 검진한 뒤 최종적으로 칼을 댔다. 일찌감치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던 터라 와일드카드(WC) 결정전에 이어 준PO 엔트리에서도 제외됐다. NC가 한국시리즈(KS)에 오르더라도 그의 등판은 어렵다.
구창모에게 전완부는 악몽에 가까운 단어다. 고질적으로 전완부가 좋지 않은 구창모는 2021년 7월, 왼 척골 미세골절 판 고정술(소량의 골반 뼈세포를 부상 부위에 이식 후 판을 고정하는 수술)을 받았다. 긴 시간 재활 치료를 거쳐 1군 마운드를 다시 밟았으나, 지난 6월 말 부상이 재발했다. 9월 말 복귀한 뒤에는 수술 당시 삽입한 나사 근처에 피로골절이 생겨 또 한 번 전열에서 이탈했다. 그 결과 항저우 아시안게임(AG)은 물론이고, 가을야구 출전도 물 건너갔다.
정규시즌 4위로 포스트시즌(PS)에 진출한 NC는 WC 결정전에서 5위 두산 베어스를 꺾었다. 준PO 상대는 3위 SSG인데 시리즈 내내 구창모의 빈자리가 유독 크게 느껴질 수 있다. 구창모가 자타공인 'SSG 킬러'이기 때문이다. 구창모는 올 시즌 SSG전에 2경기 선발 등판, 1패 평균자책점 0.66(13과 3분의 2이닝 16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득점 지원을 받지 못해 승리가 없었지만, 세부 지표는 흠잡을 곳이 없었다. 지난 4월 15일 인천 원정에선 8과 3분의 2이닝 9탈삼진 무실점 쾌투. 최주환(5타수 무안타) 최지훈(5타수 1안타) 에레디아(5타수 무안타)를 비롯한 SSG 핵심 타자들이 구창모만 만나면 쩔쩔맸다.
구창모의 통산 SSG전(전신 SK 와이번스 포함) 성적은 4승 4패 평균자책점 4.97이다. 크게 두드러지지 않지만, 최근 기세가 남달랐다. NC 주축 선수로 도약한 2020시즌 이후로 범위를 좁히면 4경기 평균자책점 0.65(27과 3분의 2이닝 2실점). SSG전에 내세울 확실한 선발 카드지만 쓸 수 없다는 게 NC의 고민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NC는 에이스 에릭 페디가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16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타구에 오른 팔꿈치 맞았다. 몸 상태(타박상)와 등판 간격을 고려해 WC 결정전을 뛰지 않은 상황. 정규시즌 '20승·200탈삼진'을 동시 달성한 역대 5번째 투수지만 준PO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물음표가 찍혔다. 또 다른 외국인 투수 태너 털리는 WC 결정전(4이닝 7피안타 5실점)에서 흔들렸다. 팀의 3선발이자 토종 에이스 구창모의 이탈이 더욱 뼈아픈 이유다. NC 구단 관계자는 "구창모는 국내 병원에서 수술했다. 수술 이후 일단 상태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