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 감독을 신임 사령탑으로 선임한 롯데 자이언츠의 가을이 바쁘게 돌아간다. 코치 영입 및 재계약 포기 소식이 잇따르고 24일 취임식, 25일 선수단 상견례까지 이어진다.
롯데의 오프시즌 관심 중 하나는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이다. 내부 FA는 물론 외부 FA 계약을 통해 김태형 감독에게 취임 선물을 안길지 이목이 쏠린다. 자이언츠는 지난해 모 그룹의 유상증자를 통해 190억원을 지원받았다. '윈나우'를 외치며 화끈하게 지갑을 열었다.
박세웅과 5년 총 90억원의 비FA(자유계약선수) 다년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포수 유강남(4년 총 80억원)과 유격수 노진혁(4년 총 50억원) 영입을 통해 약점 메우기에 나섰다. 마지막으로 한현희(4년 총 40억원) 영입으로 외부 FA 영입 한도(3명)을 꽉 채웠다. 4명과의 계약에만 총 260억원을 투자했다. 분명 계약 첫 시즌에 이들의 활약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런 사정을 고려하면 이번 오프시즌 롯데의 투자 여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러나 '우승 청부사' 김태형 감독을 영입한 만큼 추가 투자 가능성은 얼마든지 열려 있다.
최근 지휘봉을 잡은 스타급 감독은 두둑한 취임 선물을 받았다. 두산 베어스는 이승엽 감독의 요청에 따라 공수를 겸비한 포수 양의지(6+2년 총 152억) 계약을 선물했다. LG 트윈스는 유강남의 이적이 확실시되자, 박동원을 영입해 염경엽 감독의 부담을 덜어줬다.
김태형 감독도 2015년 두산 사령탑 취임 때 롯데 출신 장원준(4년 총 84억원)의 FA 계약을 선물로 덕분에 '두산 왕조'의 기틀을 마련한 바 있다.
전통적으로 롯데는 FA 계약 등 투자에 인색한 구단이 아니다. 더군다나 김태형 감독 영입 과정에는 신동빈 구단주의 의중이 크게 반영됐다. 롯데 구단 관계자는 "김태형 감독의 선임에 구단주님이 중심에 있었다"고 귀띔했다. 즉 현장의 요청만 있다면 프런트가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 벌써 롯데는 김태형 감독의 의사를 반영한 코치진 인선에 한창이다.
올 시즌 FA 시장에 대어급 자원은 거의 없다. 준척급 FA는 꽤 많다. 또한 김태형 감독과 한솥밥을 먹은 인연이 있는 함덕주(LG)와 양석환, 홍건희(이상 두산) 등도 FA 자격을 얻는다.
내년 시즌 뒤 FA가 되는 전준우와 안치홍을 롯데에 붙잡는 것도 중요하다. 30대 후반의 전준우는 올 시즌에도 팀 내 타율 (0.312) 홈런(17개) 타점(77개)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영향력이 크다. 내야수 안치홍은 주장을 맡아 꾸준하게 활약했다.
이강훈 롯데 대표이사는 FA 계약과 관련한 물음에 "김태형 감독과 이야기를 나눠봐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김태형 감독의 선택과 의지가 중요하다.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라고 밝힌 김태형 감독이 3년 계약 가운데 언제 승부를 걸지도 관건이다.
또한 성민규 단장과 작별을 알린 롯데의 신임 단장 인선도 FA 영입에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단장은 FA 협상을 진두지휘하며 실질적인 책임을 맡는다. 김태형 감독이 마무리 캠프를 지휘하며 선수단을 파악한 뒤 구체적인 전력 보강 계획이 세워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