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랜더스가 가을 야구 탈락 위기에 몰린 가운데, 한유섬은 시리즈를 원점으로 돌려 인천에서 준플레이오프(PO) 5차전을 치르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SSG는 25일 창원NC파크에서 NC 다이노스와 준PO 3차전을 갖는다. 홈에서 열린 1~2차전을 내줘 3~4차전마저 패한다면 가을 야구를 마감하게 된다. 3차전 승리 후 4차전 패배 시에도 마찬가지다. 적지에서 열리는 두 경기에서 모두 이겨야 홈에서 5차전을 치를 수 있다. 한유섬이 밝힌 "인천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의미는 어떻게든 시리즈를 원점으로 돌리겠다는 굳은 각오다.
SSG 타선의 희망은 한유섬이다. 1~2차전에서 홈런 2개 포함 3안타 3타점을 기록했다.
사실 올해 여름까지만 하더라도 극도로 부진했다. 개막 첫 달 타율 0.183에 그친 한유섬은 8월까지 타율 0.184로 부진했다. 이로 인해 1군과 2군을 오르락내리락했다. 마음의 부담이 컸던 한유섬은 주장 완장까지 반납했다.
한유섬은 9월부터 전혀 다른 모습을 선보였다. 9월 1일 이후 정규시즌 종료까지 리그에서 가장 높은 타율 0.425(32경기)를 올렸다. 이 기간 32경기에서 홈런 3개, 타점 27개를 기록했다. 4월부터 8월까지 77경기에서 기록한 홈런(4개) 타점(28개)과 비슷하다. 그만큼 9월 이전과 이후 활약이 크게 대비됐다.
한유섬은 "올 시즌 성적은 거의 내려놨었다. 야구 자체를 놨다기보다는 전광판 (성적표를) 안 본 지가 정말 오래됐다. 기록으로 보면 최악의 시즌이라고 볼 수 있다. 8월 말부터 '올해는 안 되는 해인가 보다'라고 생각했다. 야구장에 출근하는 게 정말 행복하지 않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고 돌아봤다. 이어 "그래도 내 직업이니 자부심을 가지려 했다. 꾸준히 준비한다면 언젠가 조금은 반등할 기회가 오지 않을까 싶었다"며 "9월부터 조금씩 살아나 이렇게 팀의 보탬이 됐다. '그냥 죽으라는 법은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 떠올렸다.
가을에서의 뜨거운 활약은 포스트시즌에서 이어지고 있다. 22일 1차전에서 4타수 1안타로 방망이를 예열한 그는 2차전서 멀티 홈런을 터뜨렸다.
한유섬은 포스트시즌 통산 타율은 2차전까지 0.195에 그친다. 그러나 안타 15개 중 절반이 넘는 8개가 홈런이다. 한유섬의 활약은 2차전의 유일한 위안거리였다. 3차전에서도 한유섬의 방망이에 가장 큰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
김원형 SSG 감독은 이날 3차전에 한유섬을 4번 타자로 내보냈다. 대신 기예르모 에레디아를 2번으로 올렸다. 가을 야구에서 원래 타순으로 돌아온 한유섬은 "오랜만에 4번 타자로 나선다. 감독님이 많이 믿고 계시는 만큼 팀이 이기는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코너에 몰려 있어 쫓기는 것이 사실이나 오늘 경기는 모든 선수들이 생각하는 대로 풀렸으면 좋겠다. (2연패 후 3연승 리버스 스윕) 현실이 멋있게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