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는 3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2차전을 3-2로 승리했다. 적지에서 열린 PO 1·2차전에 모두 승리한 NC는 통합 우승을 차지한 2020년 이후 3년 만이자 역대 세 번째 한국시리즈(KS) 진출을 눈앞에 뒀다. 반면 정규시즌 2위 KT는 시리즈 싹쓸이 위기에 몰렸다.
NC는 두산 베어스를 와일드카드(WC) 결정 1차전에서 꺾었다. 준플레이오프(준PO)에선 SSG 랜더스를 3연승 스윕으로 제압했다. 이어 PO 1·2차전 승리까지 가을야구 6연승을 질주했다. 2020년을 포함하면 PS 9연승으로 해태 타이거즈가 1987~1988년에 작성한 PS 최다 연승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톱니바퀴 같은 투·타 짜임새에 수비의 단단함이 더해졌다. 그 바탕에는 강인권 감독의 '용병술'도 한몫한다. 사령탑으로 첫 PS을 치르는 강인권 감독은 PO 2차전에 앞서 '가장 어려운 게 무엇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포커페이스가 가장 어려운 거 같다. 무표정으로 있는 게 가장 어렵다"며 "선수들도 다 보고 있고 많은 분이 제 얼굴을 보고 있는 거 같아서 그게 가장 어렵다"고 말했다. 농담 섞인 얘기였지만 틀린 말은 아니다. 경기마다 희비가 엇갈리는 가을야구 특성상 감독과 선수는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밖에 없다. 승리하더라도 바로 다음 경기를 고민해야 하는 게 감독의 숙명이다. 그만큼 스트레스가 극에 달한다.
강인권 감독의 '진짜 어려움'은 투수 교체였다. NC의 이번 가을 돌풍은 불펜 운영이 핵심이다. 선발이 마운드를 내려간 뒤 왼손 김영규와 오른손 류진욱을 적재적소 투입, 승리를 굳힌다. 두 선수 모두 이번 가을야구에서 강행군 중인데 결과가 기대 이상이다. 강인권 감독은 "투수 교체가 가장 어려운 거 같다"며 "대타 타이밍을 잡는 건 컨디션이나 스탯(기록)을 보면 되는데 투수 교체 타이밍은 예측하기 어려운 게 있다. 준비는 되지만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KS 진출을 눈앞에 둔 NC는 PO 3차전 선발로 태너 털리를 예고했다. 태너는 WC 결정 1차전에서 4이닝 7피안타 5실점, 준PO 3차전에선 2이닝 5피안타 5실점했다. NC는 태너가 등판한 PS 2경기에서 총 10명의 불펜을 투입했다. 이닝을 길게 책임지지 못한 탓에 불펜 소모가 작지 않았다. 투수 교체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됐는데 PO 3차전에서는 어떤 결과가 나올지 지켜볼 일이다. 한편 시리즈 탈락 위기에 몰린 KT는 토종 에이스 고영표를 내세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