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제주 유나이티드가 화려한 11월을 맞이할 수 있을까. 제주가 19년 만에 대한축구협회(FA)컵 결승전 무대를 바라본다. 앞에 선 건 포항 스틸러스다. FA컵 준결승에서 만난 두 팀의 선발 명단이 공개됐다.
제주와 포항은 1일 오후 7시 30분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2023 하나원큐 FA컵 준결승전에서 격돌한다. 여기서 승리하는 팀은 오는 4일 열리는 FA컵 결승전을 안방에서 치를 수 있다.
정조국 감독대행이 이끄는 제주는 먼저 서진수·김봉수를 전방에 배치했다. 이어 조나탄 링·김건웅·최영준·헤이스가 뒤를 받친다. 백4는 정운·임채민·연제운·임창우다. 골키퍼 장갑은 김동준이 꼈다. 이기혁·유리·이주용은 벤치에서 출격을 기다린다.
이에 맞선 김기동 감독의 포항은 4-2-3-1 전형으로 나섰다. 제카가 최전방에 배치됐고, 2선에 김승대·고영준·김인성이 나섰다. 3선은 한찬희·김종우가 맡았다. 백4는 박승욱·그랜트·하창래·신광훈이다. 골문은 황인재가 책임진다. 이호재·홍윤상·심상민 등은 벤치에서 출격을 기다린다.
두 팀이 처한 상황은 다르지만, 동기부여는 확실하다. 먼저 제주는 하나원큐 K리그1 2023에서의 부진을 만회할 기회다. 제주는 한 때 리그 2위까지 오르며 3시즌 연속 파이널 A를 노렸다. ‘현대가(울산-전북)’를 위협하겠다던 남기일 전 감독의 공언이 실현될 기세였다.
하지만 여름의 위기를 극복하지 못했다. 제주는 6월 10경기 무승(4무 6패), 8월 5경기 무승(1무 4패)으로 파이널 A 진출이 좌절됐다. 결국 남기일 감독은 지휘봉을 내려놓았고, 정조국 수석코치가 대신 사령탑을 맡았다. 정 감독대행은 4경기서 1승 1무 2패를 기록하며 여전히 강등권(10~12위)의 추격을 받고 있지만, 남은 3경기서 1승만 거둔다면 잔류를 확정한다.
이번 FA컵은 리그에서의 부진을 만회할 기회다. 제주가 FA컵 4강에 오른 건 정확히 10년 만이다. 공교롭게도 10년 전 안방에서 포항에 2-4로 져 아픔을 맛봤다. 제주는 2004년 이후 19년 만에 결승전 진출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한편 포항은 리그에서 2위(15승15무5패·승점 60)에 올라 있다. 비록 우승은 좌절됐지만, 시즌 내내 상위권에서 머물며 ‘1강’ 울산 현대를 위협했다. 다만 분위기는 다소 처져있다.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이탈했고, 최근 공식전 7경기 2승 4무 1패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경기를 제외한다면 리그에선 지난 9월 이후 승리가 없다. 더욱이 지난달 28일 전북과의 경기에선 교체 실수로 인한 ‘몰수패’ 가능성이 언급되는 등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포항 역시 2013년 이후 FA컵 결승에 오른 적이 없다. 이날 다시 한번 분위기를 반전할 기회를 잡은 셈이다.
한편 반대편 대진에선 전북 현대와 인천 유나이티드가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격돌한다. 전북은 수원 삼성과 함께 이 대회 최다 우승팀(5회)이며, 지난해 디펜딩 챔피언이기도 하다. 인천은 지난 2015년(준우승) 이후 두 번째로 결승 무대에 도전한다.
김우중 기자 ujkim50@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