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취재 결과, 박정권 코치는 최근 SSG와 재계약하지 않는 쪽으로 결론 내렸다. 지난달 25일 준플레이오프(준PO)에서 탈락한 SSG는 엿새 뒤인 31일 김원형 감독을 경질했고 주요 코치들마저 팀을 떠났다. 박정권 코치는 지난 1일 구단이 발표한 '재계약 불가 대상자' 명단에선 제외됐다. 당시 SSG는 '1군 및 퓨처스(2군)리그 코치 5명에게 내년 시즌 재계약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전달했다'며 채병용 코치와 손지환 코치 등의 이름을 거론했다. 다른 팀으로 이직한 이진영·조웅천·정상호 코치까지 더하면 꽤 많은 코치가 자의 반 타의 반 SSG 유니폼을 벗었는데 박정권 코치도 결국 이탈자 명단에 추가됐다.
박정권 코치는 SSG 전신인 SK 와이번스를 대표한 베테랑이었다. 2004년 데뷔부터 2019년 은퇴 시즌까지 SK 유니폼만 입은 '원클럽맨'이기도 하다. 통산 타격 성적은 타율 0.273(4150타수 1134안타) 178홈런 679타점. SK가 2007년부터 2010년까지 네 시즌 중 세 차례 통합 우승을 차지, 왕조를 구축했을 때 주축 멤버였다. 2009년부터 2017년까지 9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때려내기도 했다.
'가을 정권'이라 불릴 정도로 포스트시즌(PS) 활약도 두드러졌다. PS 통산 성적은 타율 0.296 11홈런 40타점. 2010년 한국시리즈(KS) 2011년 플레이오프(PO) 등에서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2020년 2군 타격 코치로 지도자 경력을 쌓았고 지난 9월엔 1군 코치로 보직을 변경했다. 2021년 10월에는 코로나 탓에 미뤄진 은퇴식을 치르기도 했다. 그만큼 인천 야구를 대표하는 상징성이 컸다.
김원형 감독을 경질한 SSG는 대대적인 코칭스태프 개편까지 앞두게 됐다. 지난 4월 1일 개막일 기준 당시 1군 엔트리에 등록된 코치 9명 중 조원우·조동화·이승호 코치만 팀에 남은 상황. 특히 이진영 코치에 박정권 코치마저 팀을 떠나 타격 파트의 공석이 늘었다. 감독 선임을 두고 여러 뒷말이 무성한데 코치진 이탈까지 가속해 어려움이 가중된 모양새다. 구단 관계자는 "박정권 코치에게 재계약 의사는 전달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