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애플의 마케팅 신경전의 중심에 선 국내 광고 제작사가 있다. 이름만큼이나 독특한 콘셉트를 자랑하는 돌고래유괴단이 그 주인공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최근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린 '갤럭시워치6'(이하 갤워치6) 광고 영상은 공개 약 2주 만에 조회수 100만회를 돌파했다.
삼성 갤럭시 앰배서더인 축구 스타 손흥민이 등장하는 광고는 돌고래유괴단의 손끝에서 탄생했다.
1대 1로 팽팽한 경기의 연장 시간 급박한 상황에서 손흥민이 절호의 기회를 맞아 강력한 슛을 날린다. 그런데 공이 갑자기 슬로모션으로 천천히 움직이는 모습에 당황한 손흥민이 "이게 뭐야"라고 말하며 허탈한 표정을 짓는다.
알고 보니 이는 모두 손흥민의 꿈속에서 일어나는 일이었고, 뜬금없이 경기 해설자들이 "(얕은 잠을 자는 상태인) 렘수면에 빠지면 꿈을 자주 꾸게 된다"며 "갤워치6의 수면 질 측정이 중요한 이유"라고 설명한다.
이처럼 참신하게 갤워치6의 수면 분석 기능을 소개한 돌고래유괴단은 2007년 설립된 영화·광고 스튜디오다.
영화 배우 이병헌이 자신이 출연한 작품의 악역들과 세계관을 넘어 싸우는 내용을 시리즈 형태로 그린 모바일 게임 ‘브롤스타즈’의 '솔플보다 트리플', 전 국가대표 축구 선수 이을용이 상대 선수의 뒤통수를 때리면서 상징이 된 '을용타'를 다시 소환한 캐논 광고 등으로 익히 이름을 알렸다.
젊은 세대가 먼저 찾아보게 만드는 광고로 입소문이 퍼지자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지난 2021년 돌고래유괴단의 지분 100%를 인수했다.
신우석 돌고래유괴단 대표는 애플 아이폰 광고에 등장하기도 했다. 걸그룹 뉴진스의 'ETA' 뮤직비디오를 '아이폰14 프로'로 찍은 인물이 바로 그다.
ETA 뮤직비디오는 하이브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조회수가 4800만회에 육박할 정도로 호응을 얻고 있다. 역동적인 퍼포먼스를 담을 때도 손의 떨림을 걱정할 필요 없이 안정적인 영상을 뽑아내는 '액션 모드'를 직관적으로 강조했다.
신우석 대표는 작년 말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해 "스킵을 못 누르게 하는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며 "광고 영상을 본 시간만큼 감동이 됐든, 웃음이 됐든 전달을 하면서 광고나 브랜드의 메시지를 공유하려고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