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울산 현대 감독이 포항 스틸러스와의 시즌 마지막 동해안 더비 필승을 다짐했다. 어린 선수들로만 구성된 2선 라인업에 대해서는 “상대가 어떻게 나오더라고 중요한 건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홍명보 감독은 12일 오후 4시 30분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리는 포항과의 하나원큐 K리그1 2023 36라운드 ‘동해안 더비’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포항은 김승대·고영준의 부상으로 못 나올 건 예상했다. 상대가 어떻게 나오든 중요한 건 이제 우리”라며 “축구는 워밍업할 때가 중요하다. 그게 파괴되는 순간은 상대 명단이 나왔을 때다. 예를 들면 상대 에이스가 안 나왔다, 누가 안 나왔다고 했을 때 심리적으로 여유를 가질 수 있다. 그런 거에 대해 정확하게 얘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포항은 홍윤상과 강현제, 윤재운 등 2002년생 3명을 2선에 포진시켰다. 선수들의 부상 여파 속 2선 공격진을 어린 선수들로 구축했다. 홍 감독은 그러나 상대 라인업에 대한 영향을 받지 않고 집중력을 계속 유지할 것을 선수들에게 주문했다.
홍 감독은 “오히려 이런 상대 라인업이 더 부담스럽다”면서 “상대는 다 빠른 선수들이다. 우리도 포항에 대해 어느 정도 예측하고 있지만 포항 역시 우리 팀에 대해 예측하고 있을 거다. 벌써 올해만 네 번째 붙는 경기다. 상대 2선 선수들은 우리 하프 스페이스를 계속 노릴 텐데, 우리가 빌드업을 얼마나 잘 하느냐, 우리가 얼마나 볼을 계속 가지면서 경기를 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 경기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홍 감독은 “우승이 확정된 뒤 동기부여를 해주는 게 참 쉽지가 않다. 3경기를 남겨두고 10점 차이다. 마지막에 주춤주춤하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결과적으로 요 근래 가장 좋은 성적으로 우승을 확정했다”며 “특별히 뭐라고 하기보단 우승한 것에 대해서 마지막에 의미가 퇴색되지 않도록 하자고 강조하고 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고, 팬들한테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자는 메시지를 계속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기동 포항 감독은 “원래 22세 이하 선수를 (김)준호까지 4명을 넣으려고 하다가, 괜히 울산 자존심 먼저 건드렸다가 더 힘들 것 같아서 한 명 뺐다”며 웃어 보인 뒤 “부상자가 너무 많아서 조금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그러나 “그래도 오늘 기대가 된다. 이 선수들이 앞선에서 잘해줄 거라는 기대가 있다”며 “윤재운도 지난 우라와전때 잘해줬다. 자기 몫은 충분히 해줬다. (강)현제는 오늘이 데뷔전이다. 그동안 그 자리에 (김)승대나 (고)영준이가 있어서 기회를 못 잡았다. 기회를 잡기 위해 최선을 다해주면서 상대를 깜짝 놀라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올해 울산전 무승(2무1패)을 끊겠다는 각오도 더했다. 김 감독은 “경기는 올해 다 잘했다. 그런데도 그런 결과를 가지고 왔다. 저보다는 그랜트와 제카가 많이 짜증을 내더라. 경기를 아무리 잘해도 찬스에서 골을 못 넣으면 경기는 지는 거다. 선수들한테도 우리가 충분히 잘했기 때문에 경기 내용은 또 기대를 한다고 이야기 해줬다”고 말했다.
최근 FA컵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등 강행군을 이끈 김 감독은 “3주 간 마지막 7번째 경기다. 숨 한 번 쉬면 또 다음 경기를 했다. 한 경기 끝나면 계속 부상자가 나온다”며 “오늘 울산은 전반부터 압박을 할 것 같다. 부담 없는 경기인 데다 홈 경기이지 않나. 우리 스쿼드를 봤을 때 어린 선수들이니까 기를 살려주지 않으려고 더 강하게 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울산은 주민규를 필두로 장시영과 김민혁, 엄원상이 2선에 포진하는 4-2-3-1 전형을 가동한다. 이청용과 이규성이 중원에서 호흡을 맞춘다. 설영우와 김영권, 김기희, 김태환은 수비라인을, 조현우는 골문을 각각 지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