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는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 제작 보고회가 진행됐다. 이순신 역의 김윤석을 비롯해 백윤식, 정재영, 허준호, 문정희 등 쟁쟁한 배우들이 함께한 자리는 마치 최후의 출정식을 방불케 했다. 사회자 박경림은 “이렇게 많은 배우들이 참석하는 제작 보고회는 처음”이라며 ‘노량: 죽음의 바다’의 남다른 스케일에 놀라움을 표했다.
‘노량: 죽음의 바다’(이하 ‘노량’)는 임진왜란 발발 후 7년, 조선에서 퇴각하려는 왜군을 완벽하게 섬멸하기 위한 이순신 장군의 최후의 전투를 그린 전쟁 액션 대작이다. ‘명량’과 ‘한산’을 잇는 김한민 감독의 이순신 3부작 대미를 장식하는 작품으로 지난해 ‘한산’ 크레딧에서 쿠키 영상이 공개됐을 때부터 관객들의 큰 기대를 얻었다.
단 두 편으로 모은 누적 관객 수만 약 2500만 명. 김윤석이 “‘노량’의 또 다른 제목은 ‘임진왜란’이라 할 수 있다”고 한 것처럼 임진왜란 전체를 아우를 수 있을 거대한 작품이기에 ‘노량’이 또 얼마나 많은 관객을 동원할지에 대한 영화계의 기대감이 남다르다.
임진왜란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최후의 전투인 만큼 이번 작품에는 조선과 왜 외에도 명나라 장수들이 등장한다. 조선과 왜 사이의 싸움. 조선과 남다른 관계를 가져온 명나라 역시 참전하며 이 전쟁의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웠던 터. 명나라 장수 진린 역을 맡은 정재영은 “이순신 장군과 의리 때문에 고민하는 인물이다. 마음은 이순신인데 몸은 명나라와 자신의 실리를 따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 있다”고 설명했다. 한손엔 칼, 또 다른 손엔 책을 든 중국의 백전노장 등자룡 역을 맡은 허준호는 “명의 후예들에게 내가 감히 말씀을 드릴 수 있는 인물이 아니다. 정말 굉장한 장수”라며 “고증이나 역사적인 건 김한민 감독님만 믿고 갔다. 나는 시나리오에 집중했고, 시나리오상 등자룡은 남의 나라 장수인 이순신을 동생처럼 생각하는 인물이었다”고 설명했다.
1598년 11월 19일. 425년 전 조선의 노량 앞바다에선 조선과 일본 수군의 격돌이 일어났다. 이 해전을 마지막으로 7년간 이어졌던 임진왜란은 끝이 났다. 이순신 장군과 등자룡 장군 역시 이 전쟁에서 전사했다. “나의 죽음을 적에게 알리지 말라”는 이순신 장군의 말로도 유명하다.
‘명량’과 ‘한산’에서 역대급 스케일의 해상 전투를 경험했다면, ‘노량’에서는 이와 함께 최후의 전투가 주는 장엄함과 무게감까지 느낄 수 있을 터다.
김한민 감독은 “이렇게 어려운 상황 속에서 12월 말에 영화가 잘 개봉할 수 있게 돼 감격스럽다”며 “노량해전은 (이순신) 장군님이 돌아가신 해전이다. 돌아가시면서 장군님이 남긴 대의, 유지가 있고 그런 메시지가 굉장히 울림이 크다. 그것을 전달하기 위해 ‘명량’부터 ‘한산’, ‘노량’까지 이어지는 대장정을 이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명량’과 ‘한산’을 통해 쌓아온 노하우와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었다. 마지막 귀결을 함께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윤석은 “차가운 겨울 바다의 전투지만 용광로처럼 뜨거운 어떤 기운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예고해 예비 관객들의 심장을 뛰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