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숭용 신임 감독이 17일 계약서에 사인한 뒤 우승 트로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SSG 제공 신임 사령탑을 찾던 SSG 랜더스의 선택은 이숭용 전 KT 위즈 육성총괄이다.
SSG 구단은 제9대 사령탑으로 "이숭용 신임 감독과 2년간 총액 9억원에 계약했다"고 17일 발표했다. 계약금 3억원, 연봉 3억원의 조건이다.
SSG는 지난달 31일 김원형 감독과 계약을 해지하고 새 사령탑을 물색했다. 이미 정규시즌부터 SSG 감독 자리를 놓고 소문이 무성했다. 구단이 내세운 김원형 감독의 경질 이유는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고 판단해서다. 몇몇 후보군의 이름을 오르락내리락 하며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추신수(SSG)와 박찬호의 감독설도 나돌았다.
한국시리즈(KS)를 앞두고 '이호준 감독 내정설'이 나오기도 했다. 실제 SSG 구단은 "이호준 코치가 감독 후보 중 한 명에 포함돼 있다. 그러나 아직 최종 후보도 추리지 못한 상태"라며 "최종 후보를 압축한 뒤 면접을 통해 감독 선임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본 가고시마 마무리 캠프 일정을 다녀온 김 단장은 귀국하자마자 15일 이호준 코치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으나 최종 선택은 이숭용 감독이었다.
김 단장은 '이호준 감독 내정설'이 최종 결정에 영향을 끼쳤냐는 말에 "전혀 아니다. 구단 내 팀장들의 의견도 받는 등 구단 프로세스에 따라 진행했다"며 "우리 구단에 최적화된 감독이 누구인가를 놓고 판단했을 뿐 (이호준 코치의) 이름이 언급됐다고 (최종 결정과는) 상관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IS 포토 김성용 SSG 단장은 "한국시리즈에 앞서 이숭용 감독님을 만나 면접했다. 구단이 원하는 방향인 세대 교체는 물론 '원팀'을 굉장히 강조했다"며 높을 점수를 줬다. 이어 "우리가 원하던 바였다. 다양한 선수를 기용해 신구 조화와 원팀을 만드는 것을 중요하게 봤다"고 말했다.
SSG 구단은 "이 감독이 개방적 소통과 상호존중을 기반으로 코칭스태프와 선수 개개인의 잠재력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서번트형 리더십'을 갖췄으며, 특히 선수 중심의 사고와 강한 신뢰관계를 형성해 하나된 팀을 이끌 수 있는 지도자로 판단했다"며 "코치, 프런트 경험을 바탕으로 육성 시스템 및 KBO 야구 트렌드에 관한 해박한 지식을 보유했다. 시즌 운영 통찰력을 겸비해 단기간 내 구단의 지향점에 도달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숭용 감독은 1994년 프로 입단 후 현대 유니콘스(태평양 돌핀스 포함)와 우리 히어로즈(넥센 히어로즈)를 거쳐 2011년 은퇴했다. 프로 통산 2001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1 162홈런 857타점을 올렸다. 2년간 해설위원으로 활동한 이 단장은 2013년 10월 신생팀 KT의 타격 코치를 맡았다. 2018년 가을 단장에 선임됐고, 3년 차이던 2021년 KT의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 통합우승을 이끌었다. 이후 육성 총괄로 자리를 옮긴 이 감독은 최근 KT를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