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무리 투수 고우석(25·LG 트윈스)이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으로 미국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시도한다.
차명석 LG 단장은 22일 본지와 통화에서 "일단 (고우석 측에게) 포스팅을 해보라고 얘기했다"고 밝혔다. 지난 15일 MLB 구단의 신분조회 사실이 알려져 고우석의 포스팅 여부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신분조회는 해외 구단이 한국 선수를 영입하기 전 진행하는 절차다.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이 아닌 고우석은 구단 동의를 받고 해외 진출을 시도할 수 있는데 올 시즌을 끝으로 '1군 등록일수 7년'을 채워 포스팅 자격을 갖췄다.
차명석 단장은 지난 17일 고우석의 대리인(리코스포츠에이전시) 측과 만나 선수의 해외 진출 의사를 확인했다. 이후 그룹 보고에 들어갔고, 21일 포스팅 수락으로 최종 결론 내렸다. 22일 오전 대리인 측과 다시 만나 관련 내용을 공유한 뒤 구단 공식 발표까지 이어졌다. 일단 포스팅을 진행하지만, 조건부 수락에 가깝다. 차 단장은 "(포스팅) 금액이 나오면 선수 측과 조율하기로 했다. 몇십만 달러에는 보낼 수 없지 않냐"고 말했다.
2018년 개정된 한·미 선수계약협정에 따라 현행 이적료 개념의 포스팅 비용은 계약 규모에 따라 결정된다. MLB 구단이 선수에게 제시한 보장 금액이 2500만 달러(325억원) 이하면 해당 금액의 20%가 포스팅 비용이다. 전체 보장 계약이 2500만~5000만 달러(325억~650억원) 사이라면 2500만 달러의 20%(500만 달러·65억원)와 2500만 달러 이상 금액에 대한 17.5%를 더한다.
전체 보장 금액이 5000만 달러(650억원)를 초과하면 2500만 달러의 20%(500만 달러), 2500만~5000만 달러의 17.5%(437만 5000달러·57억원) 5000만 달러 초과 금액의 15%를 모두 더해 포스팅 금액이 산정된다. 2021년 1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2800만 달러(364억원) 보장 계약한 김하성의 포스팅 비용은 552만 5000달러(72억원)였다.
고우석은 자타공인 KBO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다. '포스트 오승환'으로 불리며 지난해 리그 최연소 40세이브(24세 1개월 21일)를 달성하며 개인 첫 구원왕(42세이브)에 올랐다. 올 시즌에는 잔부상에 시달려 부침을 보였으나 한국시리즈(KS) 우승에 힘을 보탰다. 시즌 성적은 3승 8패 15세이브 평균자책점 3.68(44이닝). KBO리그 통산 성적은 354경기 19승 26패 139세이브 평균자책점 3.18이다.
이로써 고우석은 동갑내기 친구이자 처남인 이정후(키움 히어로즈)와 동반 빅리그 진출을 노리게 됐다. 이정후는 일찌감치 키움의 동의를 받고 MLB 도전을 선언, 지난 10일 미국 스포츠 전문채널 ESPN이 선정한 자유계약선수(FA) 랭킹 톱50에서 14위로 뽑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