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큰 무대'에서 소외됐던 한화 이글스가 문동주(19)와 노시환(23) 덕에 모처럼 웃었다.
문동주는 27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3 KBO 시상식에서 신인왕을 받았다. 노시환은 홈런·타점 2관왕 수상자가 됐다.
한화의 마지막 신인왕은 지난 2006년 류현진(36)이었다. 이후 한화는 2008년부터 올해까지 16년 동안 암흑기에 빠졌다. 개인 성적도 따르지 않았다. 특히 시상대에 오르는 젊은 선수들을 좀처럼 볼 수 없었다.
올해는 달랐다. 시즌 개막부터 선발로 뛴 문동주는 KBO리그 최초로 160㎞/h를 기록한 한국인 투수가 됐다. 올 시즌 23경기 등판해 8승 8패 평균자책점 3.72로 호투했다. 성적과 화제성을 모두 잡은 그는 득표율 76.6%(111표 중 85표)로 신인왕의 주인공이 됐다.
노시환은 타율 0.298, 31홈런, 101타점으로 홈런·타점 2관왕에 올랐다. 김태균(은퇴) 이후 15년 만에 나온 한화 홈런왕. 23세 이하 나이에 홈런왕에 오른 건 1999년 이승엽(당시 삼성 라이온즈) 이후 그가 처음이다.
둘이 함께 나선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AG)과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대회에서는 주축 선발 투수와 4번 타자로 각각 활약했다. 문동주는 AG 결승전 호투로 우승을 이끌었고, 노시환은 두 대회 타율 0.412의 맹타를 휘둘렀다.
시상대에 오른 문동주는 "트로피가 아주 무겁다. 이 무게를 잘 견뎌야겠다"며 "이 상이 류현진 선배님 이후 (한화 선수로는) 17년 만에 받은 것이라고 안다. 이 영광을 한화 팬분들께 전한다"고 했다. 노시환도 "동료들이 있었기에 내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다. 최원호 감독님과 한화 관계자분들께서 너무 많이 도와주셨다. 팬분들 사랑 덕분이다. 정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두 선수 모두 더 나은 내년을 다짐했다. 노시환은 "동주도, 나도 내년이 더 중요하다. 올해 성적을 바탕으로 내년에 더 좋은 기록을 내겠다. (올해 활약이) 우연이 아니라 진짜 실력이라는 걸 증명해야 한다"고 했다. 문동주는 "올해 리그를 압도한 게 아니다. 많이 아쉽다. 내년에는 훨씬 더 발전해야 한다. 수상에 자만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포수) 최재훈 선배님이 내년엔 15승을 해보자고 했다. 선배님과 같이 15승을 향해 달려보겠다"고 덧붙였다.
에릭 페디(NC 다이노스)에 이어 MVP(최우수선수) 투표 2위(111표 중 6표)에 오른 노시환은 "내년에는 제일 큰 영광(MVP)까지 노릴 수 있도록 더 잘 준비해 보겠다"며 "내년 홈런 수는 장담할 수 없지만, 올해보다 더 성장하고 싶다. 잘 준비할 것이고, 그럴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팀 비상을 위한 각오는 더 단단하다. 문동주는 "내년에는 우리 팀이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더 열심히 던지겠다"고 했다. 노시환은 "안치홍, 김강민 선배가 오셔서 선수단이 강해지고 있다고 느낀다. 내년엔 꼭 가을야구를 해낼 수 있게 잘 준비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