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김태형 신임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25일 오전 경남 김해시 상동면 롯데 상동야구장에서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가 보상 선수를 뽑지 않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KBO리그에서 8년 만이다.
롯데는 보상선수 제출 마감일인 지난 27일 오후 "한화 이글스로 FA(자유계약선수) 이적한 안치홍의 (보상 선수 대신) 보상금만 받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안치홍은 지난 20일 한화와 최대 6년(4+2년) 총액 72억원의 조건에 FA 계약한 바 있다. 한화 이글스 안치홍.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이례적인 결정이다. 대부분의 원소속구단은 주요 선수의 FA 이적 시 보상금과 함께 보상 선수를 선발한다. 안치홍은 FA B등급. 이에 따라 롯데는 보상 선수 1명(25인 보호)+전년도 선수 연봉의 100% 또는 전년도 선수 연봉의 200% 중 하나를 택할 수 있었다.
롯데는 안치홍 연봉의 200%인 보상금(10억원)을 받기로 했다. 2016년 손승락이 롯데로 이적할 때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가 보상 선수를 포기한 이후 8년 만이다. 2016~2023년 나머지 28회 FA 이적 후 해당 구단은 모두 보상 선수를 뽑았다. 롯데 구단 관계자는 "현장과 프런트가 굉장히 많이 논의했다. 내부 자원 육성을 통해 경쟁력 확보하는 쪽이 낫다고 결론이 모아졌다"고 밝혔다. 한화 이글스 안치홍(왼쪽)과 손혁 단장.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의 뎁스가 여전히 얇은 데다 보호 선수 명단을 잘 꾸렸다. 롯데가 선택할 카드가 마땅치 않았다는 의미다.
FA 보상 선수의 보호 명단은 25인이다. 지난 22일 열린 2차 드래프트(35인)보다 훨씬 적다. 게다가 2차 드래프트에는 입단 1∼3년 차 신예 선수가 자동 제외된다. 즉 2차 드래프트보다 좋은 선수들이 풀렸는데도 롯데는 보상금만 받기로 했다. 롯데 전준우(왼쪽)가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박준혁 단장과 계약을 체결한 후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롯데 제공 대부분의 구단은 보상 선수를 우선적으로 선택한다. 롯데가 자금력이 부족한 구단도 아니다. 롯데 구단 관계자는 "포지션을 놓고 봤을 때 기량이 엇비슷하거나 성장 기대치가 비슷하다면, (보상 선수가) 현재 우리 선수들과 기회를 나눠가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이라면 현재 선수들에게 기회를 더 주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2차 드래프트로 롯데에 합류한 최항(왼쪽)과 오선진. 사진=롯데 제공 롯데는 2차 드래프트에서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단 한 명의 이탈 선수 없이 한화 오선진과 SSG 랜더스 최항을 뽑았다. 내야 멀티 자원인 두 선수는 안치홍의 빈자리를 메울 수 있고, 내야 백업도 가능하다. 트레이드로 롯데 유니폼을 입게된 진해수. 사진=롯데 제공
롯데는 지난 27일 LG 트윈스 왼손 투수 진해수를 트레이드로 영입하며, 2025 신인드래프트 5라운드 지명권을 양도하기로 했다. 진해수는 통산 788경기에 출장해 통산 23승 30패 2세이브 152홀드 평균자책점 4.96을 기록한 프로 18년 차 베테랑 투수. 올 시즌엔 젊은 왼손 투수에게 기회가 돌아가 진해수의 1군 등판은 19경기(2홀드 평균자책점 3.68)에 그쳤다. 그런데 퓨처스(2군)리그 27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61로 성적이 좋았다.
사진=롯데 제공 롯데는 최근 5년 동안 팀 홀드(333홀드)에서 왼손 투수가 차지한 비중이 17%(57홀드)에 그쳤는데, 그나마도 고효준(SSG)·김유영(LG) 등이 떠나는 등 최근 왼손 불펜 기근 현상에 시달렸다. 롯데가 내야 자원과 왼손 불펜 자원 영입으로 약점을 보강한 것도 한화로부터 보상금만 받는 요인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