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시즌 KT는 놀라운 한 해를 보냈다. 최하위에서 시작해 2위로 정규시즌을 마무리했다. 한국시리즈(KS)까지 올라 준우승이라는 값진 성과를 얻으며 '마법 같은 시즌'을 보냈다.
이강철 KT 감독은 준우승의 원동력으로 외국인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33)를 꼽았다. 2022년 부상으로 KT를 떠났던 쿠에바스는 지난 6월 대체 외국인 선수로 KT에 복귀, 18경기 12승 무패 승률 100%를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이 감독은 "쿠에바스가 흔들렸던 선발진을 잡아주면서 12승 이상의 시너지 효과를 내줬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2019년 KT 유니폼을 입은 쿠에바스는 2021년 부친상 슬픔을 뒤로 하고 투혼을 발휘, 팀의 창단 첫 정규시즌 우승을 이끌었다. 당시 KT는 삼성 라이온즈와 타이 브레이크(1위 결정전)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 끝에 우승했는데, 1위 결정전 사흘 전에 108구를 던진 쿠에바스가 이틀 휴식 후 재등판해 우승을 견인한 바 있다.
쿠에바스는 올해 가을야구에서도 사흘 휴식 후 등판을 자처하며 플레이오프 탈락 위기에 놓였던 KT를 KS까지 올려놨다.
이러한 '복덩이' 외인을 외면할 수 있을까. KT는 내년 시즌 쿠에바스를 반드시 잡겠다고 이야기했다.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KT는 지난 25일 KBO에 제출한 보류선수 명단에 앤서니 알포드를 제외한 웨스 벤자민과 쿠에바스의 이름을 적어냈다. KT 관계자는 "쿠에바스가 좋은 활약을 해준 덕분에 팀이 KS까지 갈 수 있었다. 당연히 내년에도 동행하고 싶고 재계약에 집중할 것"이라고 전했다.
쿠에바스 역시 KT에 남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지난 27일 열린 KBO 시상식에서 승률상을 수상한 쿠에바스는 영상 인터뷰를 통해 "우리 팀은 2023시즌 엄청난 성과를 거뒀다. 공격, 수비에서 팀원들의 큰 도움 덕분에 결과도 순조롭게 따라왔다"라면서 "다음 시즌에도 이 팀과 함께하길 바란다. 내년에 또 만났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