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KBO 시상식이 27일 오후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렸다. 두산 정수빈이 KBO 도루상을 수상하고 소감을 말하고 있다. MVP와 신인상 수상자는 정규시즌 종료 후 한국야구기자회 소속 언론사 기자 및 각 지역 언론 담당 기자들의 사전 온라인 투표로 정해졌다. 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정수빈(33·두산 베어스)은 빠른 발과 정상급 수비력으로 신인 때부터 KBO리그 대표 외야수로 이름을 날렸다. 신인 때부터 두산 팬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하지만 지난해까지 정수빈의 커리어에 정규시즌 수상 경력이 전무했다. 포스트시즌마다 활약한 덕에 2015년 한국시리즈와 2021년 준플레이오프에서 시리즈 MVP(최우수선수)를 받은 게 전부였다.
지난달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도루를 시도하는 정수빈.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데뷔 14년 차인 올해 드디어 시상대에 올랐다. 2023시즌 두산의 붙박이 1번 타자로 출전해 타율 0.287과 함께 39도루를 기록, 생애 첫 도루왕에 올랐다. 통산 275도루를 기록한 끝에 받은 첫 타이틀이었다. 3루타(11개) 부문에서도 1위에 올랐고, 생애 첫 올스타전에도 나갔다.
30대 중반 나이에 도루왕을 받는 경우는 드물다. 발이 느려지기도 하지만, 체력 소모가 크고 부상 위험이 커 베테랑 선수들은 도루를 쉽게 시도하지 못한다. 특히 최근 2시즌 부진해 풀타임 출전도 어려웠던 정수빈으로서는 쉽지 않은 과제였다. 그러나 정수빈은 오히려 체력이 떨어질 시즌 막판 스퍼트로 신민재(LG 트윈스)를 제치며 타이틀을 따냈다.
2023 KBO 시상식이 27일 오후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렸다. 두산 정수빈이 KBO 도루상을 수상하고 소감을 말하고 있다. MVP와 신인상 수상자는 정규시즌 종료 후 한국야구기자회 소속 언론사 기자 및 각 지역 언론 담당 기자들의 사전 온라인 투표로 정해졌다. 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정수빈은 "체력적으로 힘든 건 하나도 없었다"며 "최근 몇 년 동안 도루를 많이 시도하지 않았다. 팀 타격이 정말 좋았던 시기라 내가 많이 뛸 필요가 없었다. 그런데 올해는 이승엽 감독님께서 스프링캠프 때부터 많이 뛰어달라고 주문했고, 그래서 마음 놓고 달렸다"고 설명했다.
정수빈은 수상 소감에서 "내년엔 최다안타 상을 노려보겠다"고 다짐했다. 통산 타율 0.279, 한 시즌 안타 최고 기록이 146개인 그는 "상을 받을 가능성은 솔직히 희박하다"고 했다. 그래도 이야기한 건 1번 타자로서 각오 때문이다. 그는 "올 시즌 1번 타자로 많이 나갔고 내년에도 그렇게 나갈 상황이 올 것 같다"며 "1번 타자를 계속하면 타석에서 기회가 많이 올 거다. 그것에 맞게 안타를 많이 치고 싶어 이야기를 꺼냈다"고 전했다.
지난 14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승리한 두산 정수빈(왼쪽)과 강승호(가운데)이 정수성 코치와 함께 기뻐하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정수빈은 올해 신설된 수비상에서 87.5점(2위)을 기록, 박해민(LG·93.06점)에게 밀려 수상을 내줬다. 정수빈은 "못 받아서 아쉽긴 하지만, 지표에 나타나지 않는 부분들도 있을 거로 생각한다"며 "항상 스스로 수비는 정말 잘하고 있다는 자부심이 있다. 내년에는 받으면 좋겠지만, 그러지 못해도 괜찮다"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