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시환(23·한화 이글스)이 '2023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 최고타자상을 차지했다. 노시환은 올해 정규시즌 131경기에서 타율 0.298 153안타 31홈런(1위) 101타점(1위), 출루율 0.388 장타율 0.541(2위)로 활약했다.
2019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로 입단한 노시환은 KBO리그를 대표하는 유망주였다. 경남고 시절부터 이대호(은퇴)의 후계자로 꼽혔다. 한화 입단 후에도 은퇴를 앞두고 있었던 김태균(은퇴)의 뒤를 이을 것이라 기대 받았다. 두 선배 모두 국가대표 4번 타자를 맡았던 KBO리그의 간판 거포였다. 노시환은 2021년 18홈런을 치며 기대만큼 성장하는 듯 했으나 지난해는 6홈런에 그쳤다.
지난겨울 노시환은 장타 부활을 위해 땀 흘렸다. 삼진을 의식해 뒤로 밀렸던 히팅 포인트를 다시 앞으로 조정했다. 변화는 완벽하게 성공했다. 시범경기 타율 0.471 5홈런으로 맹타를 휘두른 그는 5월부터 홈런의 물꼬가 트면서 홈런 레이스를 리드했다. 지난 8월 9일 KT 위즈전에서는 생애 첫 한 경기 3홈런까지 폭발시켰다.
23세 나이에 3루수 대선배 최정(SSG 랜더스)과 경쟁 끝에 얻은 타이틀이라 더 값졌다. 한화에서 홈런왕이 탄생한 건 2008년 김태균 이후 처음이다. 23세 이하 홈런왕은 리그 전체로도 1999년 이승엽 이후 처음이다.
노시환의 활약은 비단 KBO리그에만 그치지 않았다. 시즌 초부터 활약을 바탕으로 9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참가했고, 이어 11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서도 태극마크를 달았다. 세대 교체를 내세운 대표팀의 새로운 4번 타자로 나섰고, 두 대회에서 타율 0.412 맹타를 휘두르며 국가대표 4번 타자 계보를 이었다. 비로소 김태균·이대호의 후계자라는 이름에 걸맞은 성적을 내기 시작했다.
노시환은 "(아직) 최고 타자가 아닌데 시상식에 불러주셨다. 너무 영광스럽고, 감사드린다"며 "지난겨울부터 열심히 준비했고, 많은 변화를 시도했다.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 같아 뿌듯한 한 해였다. 정말 잘하고 싶었다. 홈런 타자가 꿈이었는데 노력한 끝에 그 타이틀을 얻었다"고 기뻐했다.
노시환은 더 이상 '대타자의 후계자라'는 무게에 눌리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이제 부담감이라는 단어는 나와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며 "팬분들의 과분한 사랑을 받았기에 지금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 그 사랑을 잊지 않고, 내년에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