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저리그(MLB)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돈방석에 앉았다. 프로 스포츠 선수로는 최고의 실력과 인기를 자랑하면서 얻은 부와 명예다.
오타니는 9일(현지시간)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나는 다저스를 나의 다음 팀으로 택했다"고 공개했다. 그의 에이전트인 네즈 발레로는 계약 조건이 10년 총 7억 달러라고 발표했다. 우리 돈으로 9240억원이다.
오타니는 북미 스포츠 최고 계약이라는 새 역사를 썼다. 종전 북미 스포츠 최고 계약은 미국프로풋볼(NFL) 캔자스시티 치프스와 주전 쿼터백 패트릭 마홈스가 합의한 10년, 총액 4억 5000만 달러(5940억원)이었다. MLB에선 LA 에인절스 팀 동료였던 마이크 트라웃이 2019년 맺은 4억 2650만 달러(약 5630억원)이었다. 오타니는 북미 스포츠 최고 스타들의 계약 규모를 훌쩍 뛰어넘는 '세기의 계약'에 도장을 찍었다.
오타니는 지난 9월 중순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했다. '투타 겸업'을 하는 그이지만, 내년 시즌에는 타자로만 나설 전망이다. 당분간 '투수 오타니'의 모습을 볼 순 없다.
이는 오타니의 계약 규모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여졌다. 오타니가 부상으로 이탈한 후 미국 현지에선 '5억 달러 돌파 계약이 어려울 수 있다'는 위기론이 퍼져 나갔다. 그러나 몸값 하락은 우려에 불과했다. FA 시장이 개장하자 6억 달러 돌파 전망이 나오더니 급기야 7억 달러까지 도달했다. 트라웃이 갖고 있던 MLB 최고액을 단숨에, 가뿐히 경신했다.
오타니의 이번 계약에는 옵트 아웃이 포함돼 있지 않고, 디퍼(연봉 지급 유예)가 담겨 있다. 오타니는 다저스의 사치세(부유세) 부담을 줄여주고, 선수 영입이 가능하도록 숨통을 트여줬다. 오타니의 아이디어라고 한다. 물론 자세한 세부 계약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오타니는 당장 매년 7000만 달러의 연봉을 받지 않더라도, 10년 계약 기간 동안 총액 7000만 달러를 보장받기로 했다. AP통신은 "오타니의 연봉은 볼티모어 오리올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선수단 전체 급여를 초과한다"고 전했다.
오타니는 프로 연봉으로만 1조원을 넘게 수령한다. 2013년 일본 프로야구 니혼햄 파이터스 입단 후 6억 1500만엔의 연봉을 받았다. 현재 환율로 56억원이다. 2018년 LA 에이절스 입단 후 6년 동안 벌어 들은 연봉은 4039만 5000달러(533억 2000만원)다. 여기에 이번 계약 7억 달러를 포함하면 2013년부터 2033년까지 프로 21년 동안 총 연봉만 9829억 2000만원이나 된다. 2013년 입단 당시 계약금 1억엔(9억 1000만원)과 LA 에인절스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 당시 계약금 231만 5000달러(30억 6000만원)를 포함하면 9869억원에 이른다. 여기에 각종 상금과 광고료, 부대 수입 등을 포함하면 총액 1조원 수입을 가뿐히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