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의지는 1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23 KBO 골든글러브(GG) 시상식에서 총 유효포 291표 중 214표(73.5%)를 얻어 포수 부문 GG를 수상했다. 양의지는 앞서 포수로 7차례(2014~16, 2018~2020, 2022) 지명타자(2021)로 1차례 황금장갑을 꼈다. 2020년에는 역대 GG 최고 득표율(99.4%)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올 시즌에는 ‘확신’하기 어려웠다. LG 트윈스를 29년 만에 통합우승으로 이끈 박동원이 대항마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70%가 넘는 표심으로 역대 포수 최다 GG 주인공이 됐다. 아울러 이승엽 두산 감독이 보유한 개인 통산 최다 GG 기록(10회)에도 근접했다.
올 시즌 홈런왕과 타격왕에 오른 노시환(한화 이글스)은 3루수 부문에서 245표(84.2%)를 획득, 문보경(LG 트윈스·22표) 최정(SSG 랜더스·16표)을 제치고 개인 통산 첫 황금장갑을 품에 안았다. 최대 격전지로 분류된 유격수 부문은 154표(52.9%)를 받은 오지환(LG)이 박찬호(KIA 타이거즈·120표)를 따돌리고 2년 연속 GG를 차지했다. 오지환은 정규시즌에서 타율 0.268(422타수 113안타) 8홈런 62타점을 기록, 박찬호(타율 0.301 3홈런 52타점)에 크게 앞서지 못했다. 하지만 LG를 29년 만에 통합우승으로 이끌어 가산점을 받았다. 한국시리즈(KS) 최우수선수(MVP)에 황금장갑까지 차지한 그는 "최고의 한해"라고 감격스러워했다.
2루수 부문의 주인공인 김혜성(키움 히어로즈)이었다. 2021년 유격수 부문 GG를 수상한 김혜성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2루수 타이틀을 지켜냈다. GG 3회 수상은 히어로즈 구단 역사상 박병호와 이정후(이상 5회) 강정호(4회)에 이은 역대 공동 4위에 해당한다. 1루수 부문 수상자 오스틴 딘(LG)은 271표(93.1%)를 획득해 올해 수상자 중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 역대 LG 선수가 1루수 GG를 받은 건 1982년 김용달, 1990년 김상훈, 1994년 서용빈에 이어 역대 네 번째이자 외국인 타자로는 사상 처음이다.
투수 부문 GG는 에릭 페디(NC 다이노스)에게 돌아갔다. 페디는 267표의 압도적인 지지로 케이시 켈리(LG·8표)를 따돌렸다. 외국인 투수가 GG를 받은 건 역대 10번째. NC가 투수 부문 GG를 차지한 건 2015년 에릭 해커에 이어 8년 만이자 역대 두 번째다. 페디는 올 시즌 KBO리그 최고의 투수. 30경기에 선발 등판, 20승 6패 평균자책점 2.00(180과 3분의 1이닝)을 기록했다. 다승과 평균자책점에 이어 탈삼진(209개)까지 1위에 올라 선동열(1986·89·90·91년) 류현진(2006년) 윤석민(2011년)에 이어 역대 네 번째로 투수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다. 역대 최고 득표율 가능성도 점쳐졌지만, 후보가 많은 투수 부문(28명)의 특성상 표심이 분산됐다.
3명의 선수가 받는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는 홍창기(LG·258표) 구자욱(삼성 라이온즈·185표) 박건우(NC·139표)가 차례로 수상했다. 지명타자 부문은 손아섭(NC·255표)이 차지했다. 손아섭은 수상 뒤 "올 시즌을 준비하면서 절박한 마음으로 뒤가 없다는 생각으로 준비했다. 결과가 너무 좋게 나와서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