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1 FC서울이 ‘명장’ 김기동 포항 스틸러스 감독과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져 뜨거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신 포항의 새 사령탑으로는 박태하 프로축구연맹 기술위원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고, 수원FC 잔류를 이끈 김도균 감독은 K리그2 서울 이랜드로 향하는 등 K리그 감독들의 ‘연쇄이동’ 서막이 오른 분위기다.
서울 구단 관계자는 12일 “아직 계약이 확정된 건 아니지만, 김기동 감독과 차기 감독 계약을 협상 중”이라고 밝혔다. 포항 관계자 역시 “김기동 감독이 계속 팀에 남는 게 가장 좋은 일이겠지만, 만약 떠난다고 하더라도 좋은 방향으로 관계를 잘 정리를 한다는 게 기본 방침“이라며 결별 가능성을 인정했다.
김기동 감독은 포항 부임 이후 매 시즌 팀을 강팀으로 이끈 K리그 대표 명장이다. 2019년 지휘봉을 잡은 뒤 핵심 선수들의 이탈과 상대적으로 부족한 지원 등 여러 악재에도 전술적인 역량과 지도력으로 포항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지난 2021년 포항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준우승, 올해는 대한축구협회(FA)컵 우승과 리그 준우승의 성과도 냈다.
최근 네 시즌 연속 파이널 B(하위 스플릿)에 머물렀던 서울 구단은 ‘반등’이 절실한 상황. 올 시즌엔 안익수 감독이 성적 부진을 이유로 사퇴한 뒤 김진규 대행 체제로 우선 시즌을 마쳤다. 팀을 다시 최정상으로 이끌 감독을 물색하던 가운데 '명장' 김기동 감독을 최우선 후보로 낙점해 협상 테이블을 차렸다. 서울 구단은 김 감독에게 리그 최고 수준의 대우를 보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동 감독의 서울 감독 부임은 포항의 새 사령탑으로 박태하 위원이 유력하다는 소식이 곧바로 전해지면서 기정사실이 된 분위기다. 한 관계자도 "확정은 아니지만 전체적인 분위기가 그렇게 흘러가고 있는 느낌"이라고 했다. 박태하 위원은 선수 시절 군 복무(상무) 시절을 제외하고 오직 포항에서만 뛰었던 레전드라 포항의 차기 감독 후보로 가장 적합하다는 게 구단 안팎의 평가다.
김기동 감독과 박태하 위원뿐만 아니다. 승강 플레이오프(PO) 끝에 수원FC를 K리그1 잔류로 이끈 김도균 감독은 수원FC와 4년 동행을 마치고 K리그2 서울 이랜드로 향한다. 서울 이랜드는 창단 첫 K리그1 승격을 목표로 승격 경험이 있는 사령탑을 물색해왔고, 최근 김 감독과 합의점을 찾았다. 큰 변수가 없다면 조만간 김도균 감독의 서울 이랜드 감독 부임이 발표될 전망이다.
이밖에 김학범 전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은 이미 제주 유나이티드 새 사령탑으로 부임한 뒤 승강 PO 등 K리그 현장을 찾는 등 새 시즌 구상에 들어갔다. 설기현 감독이 떠난 경남FC 새 사령탑엔 박동혁 전 충남아산 감독이, 박 감독이 떠난 충남아산 새 사령탑엔 김현석 감독이 각각 지휘봉을 잡았다. 이우형 감독이 테크니컬 디렉터로 보직을 옮긴 FC안양도 유병훈 감독 체제로 새 출발을 알렸다.
기존 사령탑이 떠나면서 수원FC와 천안시티는 새 감독 선임이 필요해졌다. 염기훈 감독대행 체제의 유지와 새 감독 선임을 고심 중인 걸로 알려진 수원 삼성 등 다른 K리그 구단들도 연이어 새 사령탑 발표가 이뤄질 전망이다. 사령탑들 간 연쇄이동이 계속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