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대표적인 실패 영입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미드필더 도니 판더비크(26)가 팀을 떠난다. 행선지는 독일 프랑크푸르트다.
17일(한국시간)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 플로리안 플레텐베르크와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판더비크는 내년 1월 겨울 이적시장이 열리자마자 곧바로 맨유를 떠나 프랑크푸르트로 임대 이적한다. 주중 메디컬테스트를 거쳐 남은 계약을 마치고 이적이 공식 발표될 전망이다.
프랑크푸르트가 맨유에 임대료를 지불하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로마노 기자는 임대료가 발생할 것으로 본 반면 플레텐베르크 기자는 임대료는 없다고 주장했다. 대신 완전 이적 옵션은 포함됐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적 옵션은 1000만~1500만 유로(약 143억~약 214억원) 선이다. 만약 임대 후 반 시즌 동안 판더비크가 좋은 활약을 펼치면, 프랑크푸르트가 이적료 협상 없이 영입을 추진할 수 있다는 뜻이다.
판더비크의 프랑크푸르트 이적은 서로에게 반가운 일이다. 맨유 구단 입장에선 이른바 ‘먹튀’로까지 표현될 정도로 판더비크는 실패한 영입이고, 선수 입장에서도 맨유 이적 후 많은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면서 성장세가 완전히 꺾인 탓이다.
실제 판더비크는 네덜란드 아약스 시절 보여준 재능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던 자원이다. 트랜스퍼마르크트 기준 그의 시장가치는 2019년 한때 5500만 유로(약 784억원)까지 치솟았을 정도. 이같은 재능에 맨유 구단 역시 지난 2020년 9월 3900만 유로(약 556억원)를 들여 그를 영입했다. 중원에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만큼 오랫동안 미드필드진을 지켜줄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다.
그러나 맨유 이적 후엔 급격하게 추락했다. 부진한 경기력에 부상 등이 더해지면서 점점 설 자리를 잃었다. 이같은 흐름을 심지어 시즌을 치를수록, 그리고 사령탑이 바뀔 때마다 더 심각해졌다. 실제 맨유 이적 첫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9경기(선발 4경기)에 출전하며 512분을 뛰었던 그의 출전 시간은 2021~22시즌 전반기 67분(8경기·선발 0경기) 출전 후 에버턴 임대, 2022~23 시즌 164분(7경기·선발 2경기)에 그쳤다.
아약스 시절 은사이기도 했던 에릭 텐하흐 감독 부임 이후 반전을 기대하는 시선도 많았지만 상황은 더 악화됐다. 올 시즌엔 리그 단 1경기, 이마저도 교체 출전을 통한 2분 출전에 그쳤다. 부상 등 특별한 이유가 없는 상황에서도 완전히 ‘전력 외’ 판정을 받은 상황이다.
설상가상 주급이 12만 파운드(약 2억원)로 결코 적지 않고, 어떤 감독도 제대로 활용조차 못하고 있으니 실패한 영입이자 먹튀라는 표현은 과하지 않다. 남은 계약이 2025년 6월까지라 그 전까지 최대한 이적하는 게 서로에게 좋은 일이다. 이번 프랑크푸르트 임대 이적이 그 신호탄이 되기를 서로가 바라고 있는 이유다.
맨체스터이브닝뉴스는 “판더비크의 임대 이적을 두고 맨유와 프랑크푸르트 간 합의에 근접했다. 이미 개인 계약 조건엔 합의했고, 임대료와 이적 옵션이 포함된 계약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메디컬 테스트를 거친 뒤 계속 맨유에서 훈련을 하다 이적이 가능해지는 내년 1월 1일에 팀을 떠날 예정”이라며 “이번 이적으로 판더비크는 맨유 커리어의 악몽을 끝낼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