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24 프로농구 올스타전 팬투표가 지난 18일 마감됐다. 올시즌 팬투표 1위는 허웅(부산 KCC)이 차지했다. 허웅은 총 33만9206표 중 16만6616표를 얻어 2위인 동생인 허훈(수원 KT 14만1655표)을 제쳤다. 허웅은 3년 연속 올스타 팬투표 1위에 올랐다.
이번 팬투표 결과를 보면, 하위권에 재미있는 주인공이 숨어있다. 이관희(창원 LG)다. 이관희는 8만608표를 받아 올스타 팬투표로 선발하는 24명 중 20위를 기록했다.
이관희는 지난 12일 넷플릭스에 공개된 데이트 프로그램 ‘솔로지옥3’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2011년 프로에 데뷔한 35세 베테랑 이관희는 리그에서도 지나칠 정도로 솔직하고 자신감 넘치는 인터뷰로 늘 화제였다. ‘솔로지옥3’에서 등장하자마자 “내 매력 세 가지를 꼽자면 이관희, 이관희, 이관희”라고 말해 MC로 나온 덱스에게 “과하다”는 첫인상 평가를 들었다.
전세계에서 인기있는 OTT 유명 프로그램에 출연한 이관희지만, 정작 올해 올스타 투표에선 힘을 쓰지 못했다. 18일 낮 12에 올스타전 팬투표가 마감됐는데, 마감 이틀 전까지도 그는 26~27위를 맴돌았다. 탈락이 유력해 보였다.
LG팬들은 양홍석(11위)과 신인 유기상(12위), 이재도(16위)에게 표를 던졌다. 탈락 위기 상황에서도 이관희는 점프볼과 인터뷰에서 “올스타전에 내가 안 뽑히면 KBL이 손해”라고 큰소리쳤다.
그런데 올스타 투표 과정에서 프로농구와 프로배구에서 일부 팬들이 14세 미만 팬의 명의를 도용해 특정 선수에게 표를 몰아주는 투표를 한 정황이 드러났다. 프로농구연맹(KBL)은 부정 투표 정황이 드러난 2만4089표를 무효 처리했다.
KBL은 무효표 처리 후 순위가 어떻게 바뀌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관희가 투표 마감이 임박했을 때까지도 24위권 밖에 있었던 것으로 미루어 볼 때 그는 무효표 처리 결과 20위로 점프하며 올스타에 선발된 것으로 보인다.
이관희가 올스타 막차를 타면서 LG는 이번 올스타 명단에 가장 많은 선수인 4명을 배출한 팀이 됐다.
올스타전을 이끌 두 감독으로는 1위팀 원주 DB의 김주성 감독과 2위 LG의 조상현 감독이 선정됐다. 올스타 팀 구성은 추후 드래프트를 따로 진행해 감독이 직접 선수를 선발하고 코치진을 구성한 뒤에 공개된다.
이관희가 어떤 팀에 배정될지, 어떤 활약을 할지가 이번 올스타전의 흥미로운 관전포인트 중 하나다. 그는 허웅, 이정현(서울 삼성), 전성현(고양 소노), 등 비슷한 포지션인 슈터 역할을 하는 선수들과 두 팀으로 나뉘어질 전망이다. 이관희가 ‘솔로지옥’에 출연하고도 인기 면에서는 여전히 넘지 못하고 있는 스타 허웅과 대결하게 될지, 혹은 오랜 앙숙인 이정현과 같은 팀이 될지, 어떤 조합이 만들어져서도 흥미를 유발할 요소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