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남자부 현대캐피탈이 최태웅(47) 감독을 전격 경질했다. 8년 8개월의 동행을 마무리한다.
현대캐피탈은 "침체된 구단 분위기를 쇄신하고 새로운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감독을 교체하기로 결정했다"고 21일 밝혔다.
최태웅 감독은 2015년 4월 현대캐피탈 배구단의 감독으로 취임한 이래 9시즌 동안 챔피언 결정전 2회, 정규리그 2회 우승을 일궈냈다.
그러나 이번 4승 13패, 승점 16으로 6위에 머무르자 감독 교체를 통한 분위기 쇄신에 나서기로 했다.
배구 명문 현대캐피탈은 최태웅 감독 중심으로 최근 리빌딩을 실시했다. 2020~21시즌 6위, 2021~22시즌에는 창단 후 처음으로 최하위로 떨어졌다. 그러나 지난해 2018~19시즌 챔피언 등극 이후 4년 만에 다시 챔피언 결정전 무대를 밟았다.
최태웅 감독은 지난 시즌 대한항공과의 챔피언 결정전에서 패해 준우승에 머무른 뒤 "의외로 챔프전에서 우리 선수들의 경기력이 좋아졌다. 사실 그래서 욕심을 낸 부분도 있었다"면서 "다시는 못할 거 같은 리빌딩이었다. 이번 시즌 선수들이 이렇게 성장한 모습 보면서 지난 2∼3년을 헛되게 보낸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어 "이제 세대교체를 완료한 현대캐피탈의 시대가 올 거라고 굳게 믿고 싶다"고 말했다. 리빌딩을 통해 젊은 선수들이 점차 두각을 나타내던 중이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 성적은 예상을 밑돌았다. 최근에는 "우리 선수들 대표팀에 많이 가도록 한 제가 한국 배구를 망치나 하는 생각마저 든다"면서 "이것저것 다 해봐도 안 된다. 선택의 갈림길에 섰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현대캐피탈은 결국 최태웅 감독과의 오랜 동행을 마무리 짓기로 했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그동안 최태웅 감독이 선수와 감독으로서 보여준 팀을 위한 노력과 헌신에 감사드린다"며 "최태웅 감독의 새로운 미래를 응원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캐피탈은 진순기 수석코치를 감독대행으로 임명, 남은 시즌 팀을 맡길 예정이다.
구단은 "현대캐피탈 배구단을 사랑해주시는 팬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선수들과 구단 모두 끝까지 최선을 다해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