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재일은 올 시즌 시련의 한 해를 보냈다. 106경기에 나서 타율 0.203 11홈런 54타점에 그쳤다. 2016년 이후 꾸준히 100경기 이상 출전해왔지만, 올해 성적이 가장 좋지 않았다.
자리를 지켰던 4번 타순에서도 미끄러졌다. 하위 타선으로 나서는 경우가 많았다. 타격감이 올라올 때쯤엔 왼쪽 햄스트링 손상 등 잔부상에 시달리며 이탈해야 했다. 결국 오재일은 규정 타석을 소화하지 못하고, ‘커리어 로우’로 2023시즌을 마쳤다.
만 37세. ‘에이징 커브(일정 나이가 되면 운동능력이 저하되며 기량 하락으로 이어지는 현상)’에 이르렀다는 비판도 따라왔다. 여기에 이종열 단장은 새 시즌 외국인 타자로 1루수 출신 데이비드 맥키논을 영입했다. 1루 수비가 좋은 중장거리 타자로, 오재일과 역할이 겹친다. 오재일의 에이징 커브를 대비한 영입으로 해석됐다.
하지만 이종열 단장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 단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오재일이) 에이징 커브는 아닌 것 같다”라면서 “올 시즌 오재일이 햄스트링은 물론, 잔부상이 많았다고 하더라. 부상 관리만 잘 된다면 여전히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선수라고 생각한다”라고 확신했다.
이 단장이 부임 직후 트레이닝 파트를 강화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이종열 단장은 선수들과 면담 뒤, 메인 트레이너 포함 5명을 교체 및 추가해 해당 파트를 강화했다. 면담 결과 선수들이 공통적으로 토로한 부분이 트레이닝 파트였고, 이 단장 역시 올 시즌 저조한 성적의 주요 원인이 선수들의 몸 관리에 있었다고 판단해 대대적인 변화에 나섰다.
이종열 단장은 이전 인터뷰에서 “팀에 좋은 선수들이 많은데 성장을 못하는 이유가 뭘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트레이닝 파트에서 몸이 잘 안 만들어졌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선수들이 아프지 않고 본인이 가진 퍼포먼스를 모두 보여주게 하기 위해선 트레이닝 파트가 중요하다고 생각해 변화를 줬다”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 단장은 오재일 역시 트레이닝 파트 강화로 새 시즌 반등을 이끌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종열 단장은 “오재일을 라팍 운동회(11월 25일)에서 봤는데, 벌써 내년 시즌 준비를 하고 있다더라. 내년 시즌을 향한 각오도 남달라서 개인적으로 기대가 된다”라며 오재일을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