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가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정상을 차지했다. 지난 시즌 유럽 챔피언에 오른 데 이어, 세계 정상 클럽으로 우뚝 섰다. 지난 시즌 유러피언 트레블(삼관왕), 올 시즌 두 개 대회 우승까지 포함하면 무려 5개의 트로피를 싹쓸이했다.
맨시티는 23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킹 압둘라 스포츠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플루미넨시(브라질)와의 2023 FIFA 클럽 월드컵 결승전에서 4-0으로 이기며 우승했다. FIFA 클럽 월드컵은 7개 대륙 대항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클럽이 참가하는 대회로, 맨시티는 지난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챔피언 자격으로 사우디에 입성했다. 이들은 사흘 전 같은 장소에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UCL) 우라와 레즈(일본)을 3-0으로 꺾었고, 남미축구연맹 리베르타도레스 챔피언 플루미넨시마저 격파하며 당당히 정상을 차지했다.
이날의 맨시티는 전반 시작과 함께 훌리안 알바레즈의 선제골에 이어, 상대 자책골까지 포함해 손쉬운 리드를 잡았다. 후반에는 필 포든, 알바레즈가 골망을 흔들며 4골 차 리드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이 결과 맨시티는 2022~23시즌 UCL·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잉글랜드 축구협회(FA)컵, 2023~24시즌 UEFA 슈퍼컵·FIFA 클럽 월드컵까지 5개의 트로피를 장식장에 추가했다.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은 이날 4-2-3-1 전형을 내세웠다. 전방에 알바레즈가 서고, 잭 그릴리쉬·베르나르두 실바·필 포든이 뒤를 받쳤다. 3선은 로드리와 리코 루이스가 지켰다. 백4는 나단 아케·후벵 디아스·존 스톤스·카일 워커. 골문은 에데르송이 지켰다.
페르난두 지니스 감독이 이끄는 플루미넨시 역시 4-2-3-1로 맞섰다. 마르셀루·펠리피 멜루·간수 등이 선발로 출격했다.
맨시티는 시작부터 선제골을 터뜨렸다. 마르셀루가 걷어낸 공을 낚아챈 아케가 과감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는데, 공이 골대 왼쪽을 맞고 알바레즈 앞으로 떨어졌다. 알바레즈는 몸을 던졌고, 공은 골문 안으로 향했다.
일격을 맞은 플루미넨시는 높은 지역 압박으로 응수했으나, 좀처럼 유효슈팅을 만들지 못했다. 전반 16분에는 전방 압박에 성공했고, 카노가 뒷공간 침투에 성공한 뒤 페널티킥(PK)을 얻어냈다. 하지만 오프사이드가 먼저 선언돼 공격이 무산됐다.
수비에 성공한 맨시티는 행운의 추가 골까지 나왔다. 전반 27분 포든이 로드리의 패스를 받은 뒤 크로스를 시도했다. 수비수 니노가 이를 걷어내려다 굴절돼 자신의 골망을 흔들었다. 포든은 이후 35분과 36분 연속 슈팅으로 좋은 컨디션을 보여주기도 했다.
플루미넨시는 전반 40분 코너킥 공격에서 존 아리아스의 헤더가 나왔으나, 에데르송이 오른손으로 막았다. 맨시티는 2분 뒤 그릴리쉬의 감아차기로 응수했는데, 골키퍼 파비우가 선방했다.
후반에도 포문을 연 건 맨시티였다. 2분 만에 포든의 중거리 슈팅이 나왔다. 파비우는 이를 막았고, 이어진 실바의 헤더도 품었다.
플루미넨시는 케네디와 아리아스의 드리블로 맨시티 수비를 노렸으나, 유럽 챔피언의 수비는 무너지지 않았다. 후반 22분 나온 사비에르의 크로스도 에데르송이 가볍게 차단했다.
결국 맨시티가 다시 한번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27분 알바레즈가 왼쪽에서 날카로운 땅볼 크로스를 시도했다. 포든이 몸을 던져 가볍게 추가 골을 완성했다.
한편 맨시티 입장에선 악재도 있었다. 앞선 장면에서 태클에 충격을 받은 로드리가, 결국 통증 탓에 교체됐다.
플루미넨시는 만회 골을 노렸으나, 에데르송의 선방은 이어졌다. 후반 34분 케네기다 개인 돌파 후 과감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지만, 에데르송이 가볍게 막았다.
쐐기를 박은 건 알바레즈였다. 후반 43분 마네우스 누네스가 가볍게 오른쪽 측면을 뚫었다. 박스 안에서 공을 건네받은 알바레즈는 가볍게 수비를 제친 뒤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맨시티가 클럽 월드컵 첫 출전, 우승을 완성한 순간이었다.
대회 최우수 선수는 로드리, 2위는 워커의 몫이었다. 결승전 수훈 선수는 멀티 골을 터뜨린 알바레즈였다.
포든은 경기 뒤 구단을 통해 “잉글랜드에서와 같이 모든 걸 해냈다고 생각한다. 모든 우승은 팀과 감독에 달려있다. 우리가 여기에 온 건 처음이지만, 그동안 해낸 것을 반복하고 싶다. 믿을 수 없는 여정이었고, 우리는 계속 우승하고 싶다”라고 우승 소감을 전했다.
이날 결과로 과르디올라 감독은 FIFA 월드컵을 4회 우승한 유일한 사령탑으로 우뚝 섰다. 기존에는 카를로 안첼로티 레알 마드리드 감독(3회)과 동률이었는데, 이를 앞선 것이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우승 뒤 현지 인터뷰에서 “나는 맨시티가 자랑스럽다. 놀라운 성취를 이뤘다. 이 대회에 우승하기 위해선, 세계 최고의 팀·선수·코치진·지원팀 등 모두가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기쁨을 전했다. 이어 “트레블을 이룬 건 특별했는데, 여기에 2개 트로피를 추가해 5개의 주요 타이틀을 거머쥔 건 클럽과 팬의 특별한 정신력을 보여준다. 그 어떤 잉글랜드 팀도 해내지 못한 것이다. 우리는 항상 우리가 함께 보낸 이 놀라운 시간을 기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맨시티는 과르디올라 감독 부임 이후 EPL 5회·리그컵 4회·FA컵 2회·커뮤니티 실드 2회·UCL 1회·UEFA 슈퍼컵 1회에 이어 FIFA 클럽 월드컵을 들어 올렸다.
구단에 따르면 맨시티의 클럽 월드컵 우승 패치는 당장 오는 28일 열리는 에버턴과의 2023~24시즌 EPL 19라운드에서 선보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