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일이 다르다. 북미 역대 최대 규모 계약으로 세간을 놀라게 한 오타니 쇼헤이(29·LA 다저스)가 등 번호를 양보하고 자신의 입단을 환영했던 팀 동료 조 켈리(35)와 그의 부인 애슐리에게 초호화 스포츠카를 선물했다.
켈리의 아내 애슐리는 지난 24일(한국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영상을 통해 선물을 받는 장면을 공개했다. 영상 속에서 애슐리는 문을 열고 입을 다물지 못하고, "당신 거다. 오타니가 준 선물이다. 정말이다"라는 말을 들었다.
애슐리가 보고 놀란 선물은 은색 스포츠카다. 포르쉐 사의 모델로, 가격만 1억 5000만원에서 2억원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오타니가 애슐리에게 포르쉐를 선물한 건 등 번호 때문이다. 오타니가 LA 에인절스 시절 사용했던 등 번호 17번은 본래 다저스에서 켈리가 썼던 번호였다. 켈리 역시 프로 데뷔 전부터 썼던 번호였다. 그런데 오타니가 계약도 하기 전부터 USA투데이의 밥 나이팅게일 기자는 "다저스가 켈리를 통해 오타니 등 번호 양보를 약속 받았다"고 보도했다.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으나 그만큼 오타니의 이적 여부가 관심사였다.
남편이 이슈가 된 상황을 아내 애슐리가 놓치지 않았다. 애슐리는 당시 개인 SNS를 통해 오타니에게 17번을 가져가라는 뜻의 'Ohtake17' 태그를 걸며 그에게 입단을 권유한 바 있다. 남편의 17번 유니폼과 셔츠를 모두 버려도 되고, 아들 카이의 이름도 오타니를 따서 쇼카이로 바꾸겠다는 농담까지 던졌다. 오타니 입단이 확정된 후에는 직접 남편의 등에 새 등 번호 99를 새기는 퍼포먼스까지 올렸다.
등 번호는 선수들 내에서도 화제가 됐다. 팀 에이스였던 워커 뷸러는 지역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켈리가 신이 났다. 메신저 단체방에서 오타니로부터 어떤 차를 얻어낼까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당초 등 번호를 양보하면 선물을 받지만, 상대가 역대 최고 스타인 만큼 켈리도 더 큰 선물을 받아야겠다고 농담한 셈이다. 오타니는 켈리의 농담을 현실로 만들었다. 포르쉐의 홍보대사인 그가 정말로 포르쉐를 애슐리에게 전한 거다.
등 번호로 억대 스포츠카를 선물한 건 말 그대로 역대급이다. 한국프로야구에서는 지난 2021년 SSG 랜더스에 입단한 추신수가 역시 17번을 투수 이태양에게 받으며서 최고급 시계로 보답한 전례가 있으나 국내에서는 이 일도 흔하진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