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BO리그 두산 베어스 출신의 크리스 플렉센(29)이 미국 메이저리그(MLB)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계약했다. 화이트삭스는 NC 다이노스 출신 에릭 페디(30)가 이미 뛰고 있는 팀이다. 플렉센이 선발 자리를 꿰차면 KBO리그 출신의 선발 듀오가 MLB 무대에 나설 수 있게 된다.
USA투데이 밥 나이팅게일 등 MLB 소식통들은 30일(한국시간) 일제히 플렉센의 화이트삭스행을 전했다. 보장 금액은 1년에 175만 달러(약 22억 8000만원) 보너스 100만 달러(약 13억원)다.
플렉센은 지난 2020년 두산에 입단하며 KBO리그 무대를 누볐던 선수다. 그해 정규시즌에서 8승 4패 평균자책점 3.01을 기록했고, 포스트시즌에서도 두산의 에이스로 활약했다. 이후 그는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하며 빅리그 재입성에 성공했다. 또 다른 KBO리그 역수출 신화였다.
플렉센은 2021년 14승 6패 평균자책점 3.61로 활약했다. 이듬해에도 8승 9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3.73의 기록을 남겼다. 그러나 상승세를 올해는 이어가지 못했다. 6월 말 시애틀에서 방출 대기 조처를 당한 뒤 뉴욕 메츠로 트레이드된 뒤 또다시 방출당해 콜로라도 로키스로 향했다. 올해 성적은 2승 8패 평균자책점 6.86에 그쳤다.
FA(자유계약) 신분이 된 플렉센은 새로운 팀을 찾다 선발진 보강이 필요한 화이트삭스의 제안을 받고 새 출발에 나섰다. 딜런 시스, 마이클 코펙 등이 포진한 화이트삭스는 선발진이 메이저리그에서도 하위권으로 분류된다. 플렉센의 부활 가능성에 과감하게 베팅하고 2024시즌 동행을 이어가게 됐다. 플렉센은 5선발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이로써 화이트삭스에는 페디에 이어 또 다른 KBO리그 출신의 투수가 마운드에 오르게 됐다. 앞서 페디는 2023시즌 KBO리그에서 20승 6패 평균자책점 2.00, 209탈삼진을 기록했다. 다승과 평균자책점, 탈삼진 부문 1위를 석권하며 역대 4번째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한 시즌 200승과 200탈삼진을 동시에 기록한 KBO리그 역대 5번째이자 첫 외국인 선수 기록도 남겼다. KBO 시상식 최우수선수(MVP)도 그의 몫이었다.
이같은 활약으로 페디는 화이트삭스와 2년 1500만 달러(약 195억원) 계약에 합의하고 다시 빅리그에 입성했다. 페디는 지난해까지 워싱턴 내셔널스 소속으로 MLB 통산 102경기(선발 88경기)에 나서 21승 33패 평균자책점 5.41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