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22·파리 생제르맹)의 친정팀 마요르카가 힘겨운 생존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9위까지 올랐던 마요르카는 올 시즌 강등권과 5점 차 중위권에 머물러 있다. 현지에선 이강인과 이니고 루이스 데 갈라레타, 두 명의 이탈이 치명적인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스페인 디아리오 데 마요르카는 30일(한국시간) “라리가 9위에 오르며 꿈같은 시즌을 보냈던 마요르카는 이강인과 루이스 데 갈라레타, 두 명의 스타와 작별 이후 힘든 생활을 하고 있다”며 “지난 시즌 그 이상을 꿈꾸던 팀은 이제 다시 강등을 피하기 위한 고군분투를 해야 하는 팀이 되고 말았다”고 전했다.
매체는 “축구계에서 중요한 선수를 떠나보내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은 없다. 마요르카 역시 지난 시즌 한때 ‘유럽의 꿈’을 꾸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이강인과 루이스 데 갈라레타가 지난여름 팀을 떠나면서 고통을 겪고 있다”며 “실제 해마다 강등의 위기에 몰렸던 마요르카는 지난 시즌만큼은 그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마요르카는 지난 2013~14시즌 2부리그로 강등된 뒤 한때 2017~18시즌 3부까지 추락했다가 이후 승격을 거듭하며 2019~20시즌 라리가로 복귀했다. 그러나 이듬해 곧바로 강등된 뒤 재승격을 반복했다. 2021~22시즌에도 16위로 가까스로 잔류에 성공했다. 1부리그 생존은 매 시즌 마요르카의 핵심적인 과제였다.
그러나 지난 시즌 그야말로 돌풍을 일으켰다. 한때 유럽축구연맹(UEFA) 클럽대항전 출전권까지 바라볼 정도로 순위가 올랐다. 그 중심에 단연 이강인이 있었다. 지난 시즌 라리가 36경기(선발 33경기)에 출전해 6골·6도움의 커리어 하이를 썼다. 15골·3도움을 기록한 베다트 무리키와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며 공격을 이끌었다. 이강인과 함께 거론된 루이스 데 갈라레타도 중원의 핵심 역할을 수행했다. 덕분에 마요르카는 14승 8무 16패, 승점 50의 성적으로 9위에 이름을 올렸다. UEFA 유로파 콘퍼런스리그에 진출한 7위 오사수나와 격차는 단 3점이었다.
자연스레 목표를 더 높게 잡을 만했던 올 시즌. 마요르카는 다시 추락을 면치 못했다. 이강인에겐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파리 생제르맹(PSG) 등 빅클럽들의 러브콜이 쏟아졌고, 결국 2200만 유로(약 316억원)의 이적료를 통해 PSG 유니폼을 입었다. 루이스 데 갈라레타 역시 친정팀 아틀레틱 빌바오로 향했다. 마요르카는 1800만 유로(약 259억원)를 들여 카일 라린과 세르히 다데르를 품었지만 이강인과 루이스 데 갈라레타의 공백을 메우긴 역부족이었다.
이강인 등의 공백은 결국 마요르카를 제자리로 끌어내렸다. 최근 다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긴 하지만, 지난 시즌 유럽의 꿈은 사라지고 다시 생존을 위한 경쟁을 펼쳐야 하는 상황이 됐다. 18경기에서 22실점으로 수비가 완전히 무너진 건 아닌데, 득점이 17골에 그치고 있다. 경기당 1골에도 못 미치는 저조한 득점력이 승점 3을 따야 할 경기에서 번번이 마요르카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강인의 빈자리가 그만큼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디아리오 데 마요르카는 “이강인과 루이스 데 갈라레타 대신 영입된 라린과 다데르는 투자 규모나 기량에서 앞으로 마요르카를 이끌어줄 것으로 기대 받았지만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 너무 적은 승리(3승)와 너무 많은 무승부(9무), 이 균형을 깨트릴 골이 부족하다. 마요르카는 이제 다시 강등을 피하기 위한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