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서울 삼성이 후반기 ‘히든카드’를 기다린다. 후반기 승수 쌓기에 도전하는 김효범 서울 감독대행은 조준희(19·1m87㎝)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조준희는 지난해 9월 신인 드래프트 전체 4순위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가드다. 어린 시절 캐나다로 유학을 갔고, 현지에서 농구를 시작했다. 지난해엔 일반인 참가자로 트라이아웃을 거쳐 드래프트까지 참가한 재목이다. 트라이아웃 당시 경기 중 덩크를 선보이는 등 뛰어난 운동능력으로 시선을 모았다. 공격 능력만큼은 드래프트 동기들과 견줄 것이란 시선도 공존했다. 삼성은 그런 조준희의 재능을 믿고 신인 지명권을 썼다.
조준희는 올 시즌 은희석 전 감독 아래서 긴 시간을 소화하진 못했다. 공격은 번뜩였지만, 수비는 약점으로 꼽혔다. 신인이다 보니 수비 이해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평이 있었고, 상대적으로 적은 체중(77.3㎏)도 아쉬움이 남았다.
더군다나 부상이 조준희의 발목을 잡았다. 지난해 11월 원주 DB와의 경기 중 왼 발목이 꺾였고, 내측 인대가 손상돼 4주 진단을 받았다. 이미 차민석·이원석 등 유망주들이 차례로 이탈한 삼성 입장에선 연이은 부상자 발생으로 선수단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애초 조준희의 복귀는 올스타 휴식기 이후로 점쳐졌다. 김효범 감독대행은 지난 4일 수원 KT와의 정규리그 경기를 앞둔 자리에서 “조준희는 부상에서 돌아와 엔트리에 포함시켰다. 아직 출전하지는 않을 것이다. 코트 분위기에 다시 적응하고,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 차근차근 경기력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이후 6일 원주 DB와의 경기에서 이른 복귀전을 치렀는데, 당시 부상자가 연이어 발생하는 등 어수선한 경기를 펼친 탓에 3분여를 소화하는 데 그쳤다. 8일 대구 한국가스공사전에서도 4분여 출전에 그쳤다. 완전한 복귀는 정비를 마친 후반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올스타 휴식기 전까지 그의 올 시즌 성적은 7경기 평균 10분 52초 5득점 야투 성공률 33.3%을 기록했다.
후반기 조준희가 자신의 잠재력을 더욱 뽐낼 수 있을까. 김효범 감독대행은 조준희에 대해 “하루 종일 훈련을 소화하고, 밤에는 슛 훈련을 소화한 뒤 라커룸에서 쓰러져 자더라. 농구 열정이 대단한 선수”라고 치켜세우며 “구단 트레이너의 철저한 관리에 따라 6㎏이나 중량했다. ‘무겁지 않느냐’고 물었는데, 여전히 빠르더라”라고 설명했다. 장점으로 꼽힌 운동 능력에 탄력을 더하고, 약점으로 지적받은 수비력에 보완까지 이뤄질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는 배경이다.
올스타 브레이크 전까지 최하위를 유지한 삼성의 잔여 시즌 목표는 기반 다지기다. 삼성은 한국가스공사전에서 25패(5승)째를 기록했다. 앞서 김효범 감독대행은 이달 초 KT전에서 패배한 뒤 “욕심이 있다면 정상 전력을 꾸려서, 후반기 승수를 쌓는 게 목표다. 아직 미래가 창창한 선수들이다. 기반을 다지는 게 중요할 것 같다”라고 짚었다. 조준희를 비롯한 유망주들의 출전 시간이 늘어날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