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반년 전 이탈리아 세리에A 정상에 올랐던 나폴리의 추락이 이어지고 있다. 거듭된 부진에 급기야 관중들이 그라운드에 조명탄을 투척하는 등 거칠게 불만을 표출할 정도다.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와 루치아노 스팔레티(이탈리아) 현 이탈리아 대표팀 감독이 있던 지난 시즌과는 판이하게 달라진 분위기다.
9일 풋볼 이탈리아 등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나폴리 팬들은 이틀 전 이탈리아 토리노의 스타디오 올림피코 그란데 토리노에서 열린 2023~24 이탈리아 세리에A 19라운드 토리노전에서 원정 팬들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이날 나폴리는 0-3으로 완패, 리그 9위로 추락했다.
이날 나폴리는 전반 43분 선제 실점을 허용한 뒤, 후반 5분 파스쿠알레 마초키의 퇴장으로 수적 열세에 몰린 뒤 연속 실점까지 허용했다. 결국 경기 도중 나폴리 관중석에서 조명탄이 그라운드로 날아와 경기가 잠시 중단됐고, 경기가 끝난 뒤에는 선수단을 향한 팬들의 비판 목소리가 쏟아졌다. 팬들의 분노 앞에 선수들은 고개를 숙인 채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는 게 현지 설명이다.
지난 시즌 무려 33년 만에 세리에A 정상에 올랐던 나폴리는 이번 시즌엔 8승 4무 7패의 성적으로 리그 9위까지 처졌다. 우승 경쟁은커녕 유럽축구연맹(UEFA) 클럽대항전 출전권 경쟁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불과 반년 전 우승의 기쁨을 누렸던 팀이었던 터라 팬들 입장에서도 한 시즌 만의 추락은 더욱 받아들이기 쉽지가 않다.
정상에 오른 지난 시즌과 비교하면 반환점을 돈 시점 벌써 더 많은 패배를 당했고, 실점은 거의 비슷해졌다. 지난 시즌 리그에서 단 4패만을 허용했던 나폴리는 올 시즌 전반기에만 7차례 패배를 당했다. 전 시즌 38경기 28실점으로 0점대 실점률을 기록했던 수비는 19경기 24실점을 기록할 만큼 무너진 상태다.
빅터 오시멘,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 등 지난 시즌 핵심 공격 자원들은 대거 잔류했지만, 아무래도 수비의 핵심이자 지난 시즌 세리에A 최우수 수비수였던 김민재의 이적과 사령탑 스팔레티 감독의 빈자리가 크다. 나폴리는 김민재 이적 후 수비 보강에 실패하면서 매 경기 수비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스팔레티 감독이 떠난 자리에 부임했던 루디 가르시아 감독은 일찌감치 경질된 상태다.
발테르 마차리 감독이 새로 부임한 뒤에는 오히려 성적이 더 떨어진 모양새다. 지난해 11월 마차리 감독이 부임한 뒤 나폴리의 공식전 성적은 3승 1무 6패에 그치고 있다. 심지어 최근엔 4경기 연속 무승, 이 과정에서 단 1골도 넣지 못한 채 9골이나 실점했다. 0-4, 0-2, 0-3 등 무기력한 패배가 이어지자 팬들의 분노도 들끓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설상가상 나폴리 구단은 감독 교체 계획이 없고, 발테르 감독 역시 스스로 물러날 생각이 없다는 게 현지 공통된 보도 내용이다. 최근 안토니오 콘테 전 토트넘 감독의 부임설이 돌고 있지만, 콘테 감독이 부임하더라도 그 시기는 이번 시즌이 끝난 뒤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 나오고 있다. 빠르게 반등하지 못하면 나폴리 팬들의 분노는 그야말로 극에 달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